[기자수첩]노동개혁 놓고 '청년' 두번 울리는 여야

by강신우 기자
2015.08.16 17:28:32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취업을 앞둔 청년들은 모두 이 같은 심정일 거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앞선다. 그런 청년들을 향해 정부·여당은 마법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노동개혁’이 청년 실업을 해결해 줄 수 있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6일 대국민담화에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청년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노동개혁으로 청년에게 좋은 일자리를’이라는 새누리당 현수막은 전국에 내걸렸다.

청년들의 목소리엔 귀 기울이는가 싶더니, 면접에서 떨어진 이유를 알고 싶다는 한 청년에게 “기업에서 100명을 뽑는다고 하면 학생이 101등을 했기 때문이다. 이유는 명쾌하다. 알 필요도 없다”고 이완영 의원이 얘기했다. 그는 새누리당 노동시장선진화특별위원회 간사다. 지난 12일 당 특위는 국회에서 ‘구직자와의 간담회’를 열었다. 왜 간담회를 하려고 했는지 그 취지가 의아하다. 호통만 친 셈이다. 노동개혁 타임테이블에 맞춘 구색 갖추기나 다름없어 보인다.



야당은 장년층을 앞세워 맞불을 놨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청년 일자리를 앞세워 좋은 일자리를 없애고 쉬운 해고와 장년층 임금을 깎아서 결국 대기업에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우원식 의원은 “아버지 월급 빼앗아 자식 월급 주겠다는 친재벌적 정책을 중단하라”고 했다. 정진후 정의당 원내대표는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정부 차원에서 노동자들의 임금 삭감에 나서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왜 아파야 하는가’라고 묻는 청년세대에게 멀찌감치 떨어져 남 얘기하듯 ‘노동개혁하면 좋은 일자리 생긴다’는 여당. 지푸라기 잡고 싶은 청년들에게 되레 장년층 임금 깎는다며 세대갈등 부추기는 야당. ‘우리들의 봄날은 언제 오느냐’는 청년들의 물음에 정치권은 도돌이표만 되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