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철근 기자
2014.10.05 19:20:06
산은 "동부제철 패키지딜 무산·동부LED 법정관리는 동부 탓" 주장
동부 구조조정 지연 두고 양측 갈등 증폭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동부그룹과 산업은행의 날선 신경전이 팽팽하게 펼쳐지고 있다. 특히 최근 동부LED의 기업회생작업(법정관리)신청을 두고 동부제철 패키지딜을 무산시킨 산은 책임론을 주장한 동부그룹과 경영부실에 따른 결과라는 산은의 주장이 맞서고 있다.
동부 관계자는 5일 “산은이 이날 발표한 동부제철 패키지딜의 실패 원인이 동부그룹의 비협조라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부측에 따르면 지난 2월 동부그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산은이 패키지딜을 일방적으로 추진했지만 포스코(005490)가 거부함에 따라 동부그룹 구조조정의 시간만 허비했다는 것.
산은은 이날 동부제철 패키지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실사결과 자산 가치가 낮아 투자자 모집이 곤란했고, 매수 의향이 있던 포스코도 인수를 포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동부가 산은에 매각권한을 위임했지만 매각방식과 가격에 대해 지속적으로 이의를 제기해 매각을 어렵게 했다고 주장했다.
동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 3월 보산강철, 수도강철, 사강그룹, 안산강철, 대만 CSC 등의 해외 업체들이 인수·합병(M&A) 중개업체 등을 통해 인천공장에 관심을 표명해 온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며 “이들은 산은의 패키지딜 추진이 공론화되면서 인수 의사를 철회했다”고 말했다. 이어 “산은이 이미 포스코에게 배타적 우선협상권을 부여해 수의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사실이 명백한 상황에서 이들 업체들이 산업은행에 인수의향을 타진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기대할 수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와 함께 동부LED의 법정관리 신청에 대한 입장도 나타냈다. 산은은 이날 동부LED의 법정관리 신청은 결국 경영부실에 따른 결과라고 주장했다.
동부 관계자는 “동부LED는 김준기 회장과 동부하이텍(000990) 등 계열사 지원을 통해 매년 100억 원씩 차입금을 상환하며 경영정상화에 최선을 다했다”며 “최근 삼성전자(005930) TV에 발광다이오드(LED) 납품을 준비했고 제품 신뢰성 테스트가 끝나 납품이 임박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동부제철 패키지딜 무산에 따른 동부제철 자율협약 공포 등으로 동부그룹 계열사들의 잇단 신용등급 하락으로 납품 및 차입금 조달 등이 어려워졌다”며 “매각추진과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 요청마저 어려워지면서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계에서는 양측의 이같은 날선 공방이 동부그룹 구조조정 지연에 따른 양측의 갈등이 증폭됐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산은이 김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의 운신폭을 좁히기 위해 압박을 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