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공장' 中제조업에 먹구름.. 세계 경제도 악영향

by양효석 기자
2013.05.01 17:37:46

4월 제조업 PMI, 성장 둔화세 나타내
중국 정부 대책마련..수출둔화 딛고 내수활성화 주력

[상하이=이데일리 양효석 특파원] 세계 경제의 축인 중국 경제지표에 경고등이 켜졌다. 중국 경제의 원동력인 제조업 성장 둔화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주요 수출지역인 미국·유럽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3분기를 바닥으로 중국 경기가 반등하면서 세계 경제 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2분기 경제상황을 가능해 볼 수 있는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6을 기록해 전월비 0.3포인트 하락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문가 전망치 50.7 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20개 업종 820여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를 조사해 발표한다.

중국의 제조업 PMI는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연속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성장 둔화 우려가 더욱 커진 셈이다. 제조업 PMI는 50 이상이면 경기가 확장 국면에 있음을, 50 미만이면 경기가 위축되고 있음을 뜻한다.

지난달 23일 발표된 HSBC 4월 제조업 PMI 예비치도 50.5를 기록해 시장 기대치 51.5에 훨씬 못미쳤다.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HSBC 제조업 PMI 예비치는 전월 확정치 51.6 보다 낮은 수치이다.

HSBC는 이달 2일 4월 제조업 PMI 확정치를 발표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50.6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지난 5년간 매년 3∼4월중 중국 PMI지수가 반등세를 보였던 점을 감안할 때 올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지난 3월초 끝난 전국인민대표대회 이후 새 정부 정책이 발표되면서 투자 확대와 더불어 경기가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도 사라졌다.

◇수출에 이어 내수시장도 부진

중국 제조업의 성장 둔화 원인은 수출시장 수요가 살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중국정부는 수출경기가 미흡하자 내수활성화에 주력하고 있지만 아직은 내수시장이 부족한 수출부문을 채워줄 수 있는 여건이 안되고 있다.

취홍빈 HSB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4월 제조업 PMI 예비치가 경기확장세를 보였지만 확장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며 “전세계적으로 나타난 수요 약세가 제조업 부문에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루이스 쿠이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수요가 부진하고 수출시장도 나아질 상황이 아니다”며 “일부 산업 부문의 과잉투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국 공업·신식산업부도 “중국 제조업 수익이 과거 몇 년에 비해 최근 매우 낮아졌다”며 “생산 단가는 높아지는데 판매가격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3월 중국 제조업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5.3% 늘어난 4649억 위안(83조6820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1∼2월의 평균 17.2% 성장에 비해 증가 폭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제조업 순이익 증가 폭은 작년 10월부터 올초까지 전년동기 대비 17∼20%씩 성장했다. 이 수치가 5.3%까지 낮아진 것은 그 만큼 제조업 부문이 고전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중국경제의 약 70%를 차지하는 국유기업의 순익은 전년동기 대비 7.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정부통제 가능한 국유기업·은행 동원해 경기부양

중국경제가 위축되자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지난달 25일 이례적으로 경제분야 회의를 열어 경제성장 동력 강화를 지시했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4월에 경제 관련 회의를 개최한 것은 지난 2004년 이후 9년만에 처음”이라고 전했다. 정치국 상무위원회 경제 회의는 통상 연초(2월), 연중(7월), 연말(11월) 등 3차례 열린다.

쉬가오(徐高) 광다(光大)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정치국 상무위 경제회의는 국무원 상무회의가 열린지 8일 만에 열린 것으로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중국 국무원 산하 국유기업 관리·감독기구인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도 국유기업 성장률 관리에 나섰다. 지난달 말 국자위는 올해 국유기업 매출 증가율 8% 이상과 이익 증가율 10% 이상 달성을 지시하고 전담팀까지 만들었다. 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은감위)도 내수시장을 위한 대출 활성화를 지시했다. 은감위는 은행들에게 “내구소비재, 교육, 문화, 관광 등 소비 관련 신용대출을 적극 추진하고 1가구 1주택 구매에 대한 대출수요에도 대응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