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신용카드업계 `다크호스`로 부상

by민재용 기자
2010.08.04 12:26:00

비씨카드 최대주주 임박..우리銀 비씨지분 매입 `합의`
KB카드 등과 전략적 제휴도 `잰걸음`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거대 통신사인 KT(030200)가 신용카드업계의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KT의 비씨카드 최대 주주 등극이 임박한 가운데 KT가 KB카드 등과의 합작사 설립에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KT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그동안 난항을 겪어왔던 KT의 우리은행 비씨카드 지분 매입건이 최근 합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현재 보유중인 비씨카드 지분 28%중 절반 정도인 14%를 KT에 매각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이번달 정기 이사회에서 비씨카드 지분 매각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라며 "보유한 지분의 절반 정도를 KT에 매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T가 우리은행의 비씨카드 지분을 사들이게 되면 신한카드가 보유한 비씨카드 지분 14%에 대해서도 매입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는 우리은행의 매각 조건과 같은 수준으로 비씨카드 지분을 넘기기로 지난 3월 KT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매각 가격을 최대한 유리하게 받기 위해 우리은행이 비씨카드 지분을 매각한 후 KT측에 지분을 넘기기로 했다"며 "우리은행과 KT의 지분 매입건이 완료되면 신한카드의 비씨카드 지분도 KT에 매각된다"고 말했다.



KT는 우리은행과 신한카드의 비씨카드 지분 외에도 국민은행(3%)과 부산은행(3%)의 비씨카드 지분 매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어 조만간 비씨카드의 최대주주(33%)로 올라설 전망이다. 현재 비씨카드의 최대주주는 보고펀드로 우호지분을 포함해 30% 정도를 갖고 있다.
 
업계에선 KT가 비씨카드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되면 국내 최다 가맹점(300만개)을 보유한 비씨카드의 영업망과 KT의 거대 통신망이 결합해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개 카드사와 통신사의 결합이 아닌 11개 은행 전체 카드 사업부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할 수 있다는 것도 전업계 카드사들이 KT와 비씨카드의 결합에 신경쓰는 이유다.
 
KT는 비씨카드 지분 매입 외에도 기존 신용카드카사와 합작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윤대 KB금융회장은 최근 기자 간담회를 통해 "KB카드 분사 후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이 했던 방식의 제휴를 KT측과 맺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KT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KT가 비씨카드 지분 매입과 KB카드와의 합작사 설립을 동시에 추진할 경우 카드 사업권을 복수로 소지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해 KB카드와의 합작사 설립 보다는 전략적 제휴에 더 중점을 둘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직 KT가 어떤 카드 사업을 전개할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진 않았지만 향후 KT의 행보에 따라 카드업계 전반의 지형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카드사들이 KT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