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태호 기자
2008.12.11 11:13:17
한은 파격 금리인하로 회사채 투자메리트 부각
한은 의지 불구 궁극적으론 신용경색 완화가 관건
[이데일리 이태호기자] 회사채시장 전문가들은 11일 한국은행의 파격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우량 회사채를 위주로 신용스프레드(회사채 금리와 국고채 금리의 차이)의 축소 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내다봤다.
비록 단기적으로는 회사채 절대금리의 낙폭이 국고채 금리를 좇아가지 못하면서 스프레드가 벌어지겠지만, 과감한 유동성 완화에 힘입은 신용경색의 점진적 완화 기대가 회사채 금리의 메리트를 부각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황태연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신용 위험에 대한 상당한 우려가 남아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신용스프레드는 벌어질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과감한 금리인하조치는 신용스프레드 축소 시기를 더욱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경제주체들의 조달비용 절감이 실물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기존 예상보다 빠른 회사채 금리 하락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기준금리 인하가 반영되면서 회사채의 가격메리트가 더욱 커진 만큼 스프레드 축소 여지가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의) 펀더멘탈 측면에서의 영향력을 얘기하긴 힘들지만,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한은의 의지가 강하게 표출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점진적인 신용스프레드 축소가 우량 회사채 위주로, 차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김신근 한국채권평가 회사채 담당 부장은 "비우량물의 신용스프레드 축소는 더디게 나타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신용위험이 줄어들어야 하는데, 투자자들은 내년 초 기업들이 심각한 경영난에 맞닥뜨리는 일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채권시장안정펀드의 경우도 신용등급이 AA- 미만인 회사채는 신용보강을 거쳐야 편입될 수 있게 되는 등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비우량물의 스프레드 축소는 어렵다"고 말했다.
공동락 하나대투증권 연구원 역시 "일단 한은 쪽에서 내년 상반기 경기가 상당히 안 좋을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셈이 되기 때문에, 회사채 절대금리는 낮아지더라도 신용스프레드의 축소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