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러에 부정적인 서방 접근방식 동의 못해"

by김영은 기자
2023.09.22 10:24:07

“서방 지도자들 푸틴에 부정적…지지하지 않아"
“러, 국제지위 명백·곡물 생산 독보적…무시 안돼"

[이데일리 김영은 기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부정적 접근 방식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토 면적, 곡물 생산 측면에서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는 러시아를 무시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지난 19일 뉴욕에서 제78차 국제연합(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AFP)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총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다른 지도자들은 푸틴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튀르키예는 이를 지지하지 않는다”며 “러시아는 평범한 국가가 아니어서 다른 지도자들의 부정적 접근 방식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국토 면적이나 세계에서의 위치를 고려할 때 분명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곡물 생산 측면에서 러시아는 현재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이런 나라를 무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인 튀르키예는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에도 양국과 모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해 왔다.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제공하고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지만,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도 원론적으로 반대 입장을 견지했다.

튀르키예는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 사이에서도 균형을 유지했다. 러시아의 철수 결정으로 흑해곡물협정이 중단된 이후에도 에르도안 대통령은 개인적 친분이 있는 푸틴 대통령과 협력해 거래를 재개시킬 것이라며 서방 국가들에 각자의 역할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도 “지난 7월 러시아가 중단한 흑해곡물협정을 되살릴 수 있는 해결책을 찾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