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동결 기대감 커졌지만…규제에 눌린 비트코인 약세

by임유경 기자
2023.06.13 10:27:09

비트코인, 2만5000달러 후반대 맴돌아
금리 동결 기대감에 상승한 뉴욕증시와 대조적
美 SEC 단속에 투자심리 위축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2만5000달러 후반을 맴돌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6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지만, 미국 내 규제 강화 분위기에 억눌린 모양새다.

13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과 동일한 2만5890달러를 기록했다. 거래되고 있다.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의 가상자산) 대표격인 이더리움도 가격 변동 없이 1745달러에 거래 중이다. 전체 가상자산 시장 시가총액은 1조0530억 달러로 역시 전일과 같았다.



가상자산 시장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제 강화 분위기 속에서 5월 CPI 발표와 6월 FOMC 정례회의를 대기하며 숨죽이고 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13일(현지시간) 발표될 5월 미국 CPI 상승률을 4.0%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4월 기록 4.9%에서 크게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월가의 예상대로 CPI가 둔화할 경우, 오는 14일 연준이 6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시가코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6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80.4%로 내다보고 있다.



뉴욕증시는 금리동결 기대감에 1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56% 올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93% 뛰었고, 나스닥 지수는 1.53% 상승했다.

뉴욕증시와 달리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규제 강화로 투자 심리가 억눌린 탓이다. 투자회사인 오완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투자 노트를 통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해 “규제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일부 투자자들이 특정 주요 거래소를 포기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져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미국 SEC는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를 증권법위반으로 각각 기소했다. 두 업체 모두 증권 성격을 띤 토큰의 거래를 중개하면서, 규제 기관에 등록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두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토큰 중 총 19개가 증권에 해당한다고 봤다.

바이낸스에 대해선 불법적으로 미국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혐의도 추가했다. 미국 규제당국은 2020년부터 미국 이용자들이 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은 바이낸스 글로벌에 접근할 수 없도록 조치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또, SEC는 기소장에서 바이낸스가 고객 자금을 부당하게 사업에 활용하고 거래량을 부풀렸다고도 주장했다.

기소한 직후 개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가상자산 시장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 8일 열린 한 핀테크 컨퍼런스에선 “대부분의 토큰은 증권에 해당하며, SEC의 관할권 내에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런 토큰 거래를 중개하는 거래소도 규제 기관에 등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