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독신자의 날 '광군제' 하루만에 28조 팔아치웠다

by김인경 기자
2017.11.12 14:09:09

"매출액 총1682억위안…행사시작 3분만에 100억위안 돌파"
中 넘어 세계적 쇼핑행사 ''우뚝''..AI 활용도 높여

중국 블랙프라이데이인 11월 11일 ‘광군제’에서 중국을 비롯해 전세계 소비자들의 주문이 몰리며 자정을 넘어선 지 3분 1초만에 매출액 100억위안을 돌파했다. [AFPBB 제공]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이제는 세계 최대의 쇼핑행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인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가 또다시 새로운 기록들을 쏟아내며 지구촌의 쇼핑 이벤트로 우뚝 섰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열린 광군제에서 24시간 총 1682억위안(28조3078억원)을 벌어들였다고 12일 밝혔다. 지난해 1207억위안(20조3017억원)보다 39% 늘어난 규모다. 게다가 지난해 미국의 쇼핑 행사인 블랙 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의 매출액 67억달러(7조5013억원)를 세 배 가량 웃도는 수준이기도 하다

또 알리바바는 행사가 개시된 지 28초 만에 자사 온라인 쇼핑몰의 매출액이 10억위안(1682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돌파시점인 52초의 절반 수준이다. 매출액 100억위안(1조6823억원)을 넘어선 시점도 3분 1초 만이었다. 2015년 기록인 12분28초에서 지난해(6분 58초) 절반으로 줄어들더니 또다시 새 기록을 세웠다. 1초당 최대 거래는 32만5000건에 달했으며, 1초당 최대 25만6000여 결제가 몰리기도 했다.

거래가 많은 만큼 택배량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중국 국가우정국은 알리바바와 징둥(京東)닷컴의 광군제 행사 탓에 11∼16일 택배 업무량이 15억건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광군제를 둘러싸고 각종 기록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중국 구매자들의 소비력이 확대된 것은 물론이거니와 해외 소비자들까지도 이제 행사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광군제는 더 이상 중국 만의 행사가 아니라 세계에서 손꼽히는 쇼핑 대목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올해 광군제에는 아디다스, 보스, 로레알, 네슬레, 에스티로더, P&G, 몬델레즈 등 6만여 해외 브랜드가 참여했다. 또 미국, 일본, 호주 등 10개국에게는 무료 배송 혜택을 줬다. 게다가 중국 밖에 거주하는 해외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알리익스프레스가 미국시간에 맞춰 오후 3시부터 할인행사를 개시하면서 해외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이기도 했다.



수많은 주문이 몰리자 중국 전자 상거래업체들은 인공지능(AI) 기술을 대거 활용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알리바바는 이미 바이두, 텐센트 등과 함께 정보기술(IT)에 대거 투자했다. 올해는 고객의 이전 쇼핑 경험을 이용해 상품을 추천하는 AI 서비스를 통해 ‘T몰 스마트 셀렉션’을 운영한 데 이어 배송 과정에서도 빠르게 물건을 분류하는 피킹 로봇, 자동화 물류시스템 등을 활용했다.

소비자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증강현실 게임이나 가상쇼핑체험 등을 도입한 점도 눈에 띈다. 행사 전야제에서 중국 톱스타인 판빙빙의 이미지를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구현했고 전 포르투갈 국가대표인 축구선수 루이스 피구가 로봇 골키퍼를 제치고 가상현실 게임에서 골을 넣는 모습도 나와 관심을 모았다.

이번 행사에선 한류스타인 전지현의 얼굴이 내걸린 광고도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알리바바는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 광군제 판촉을 위해 전지현의 얼굴을 실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 완화되며 중국 최대 쇼핑행사에 한국 연예인의 모습이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리바바의 총거래액 기준 대비 판매 상위 국가에는 한국이 일본, 미국, 호주, 독일에 이어 다섯번째로 기록됐다. 지난해 일본과 미국에 이어 세번째 순위였던 것에서 다소 떨어진 것이기 하지만 사드 문제로 한동안 한중관계가 냉각됐던 점을 감안하면 선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광군제는 1990년대 난징 지역 대학생들이 ‘1’의 모습이 외롭게 서 있는 솔로들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독신자의 날이라 칭하며 생겼다. 2009년 알리바바가 이 11월 11일에 독신자들을 위한 전자제품과 의류, 잡화 등을 값싸게 파는 이벤트를 실시한 후 중국 최대의 쇼핑 행사일로 거듭나게 됐다.

알리바바의 광군제 매출액 추이[단위:억위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