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진우 기자
2008.11.21 13:47:25
리마行 전세기 1등석에 기업인들 태워..공항의전도 수석비서관급
수석비서관들은 밴(VAN)으로 이동
[리마(페루)=이데일리 이진우기자] 공항 귀빈실을 기업인들에게 개방하도록 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남미에서도 또 한 번 '비즈니스 프렌들리' 행보를 보여줬다.
워싱턴과 상파울루를 거쳐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에 도착한 이명박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APEC 회의가 열리는 페루 리마로 출발할 참이었다.
대통령과 수행원들은 리마로 가기 위해 전세기에 짐을 실었지만 대통령과 동행했던 기업인들은 다시 상파울루로 돌아가야 했다. 브라질리아에서 리마로 가는 직행편이 없어 민항기를 이용하는 기업인들은 다시 상파울루까지 되돌아가서 리마행 비행기를 타야했던 것.
이런 사정을 전해들은 대통령은 "기업인들을 대통령 전세기에 태우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배려로 이기태 삼성전자 부회장과 강덕수 STX 회장,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과 이용구 대림산업 회장 등 기업인 4명과 수행비서 4명은 결국 대통령 전세기에 함께 타고 페루 리마로 직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불똥은 대통령 수행원들에게로 튀었다. 전세기 1등석에 앉아 리마까지 갈 예정이었던 고위 수행원 4명은 기업인들에게 밀려 비즈니스석으로 옮겨앉았고 당초 비즈니스석이 배정됐던 수행원들은 차례로 이코노미석으로 밀렸다.
리마에 도착해서도 '기업인 우대'와 '수행원 수난(?)'은 계속됐다. 공항에서 30분 가량 걸리는 호텔까지 대통령은 페루 정부가 제공한 의전차량을 타고 경제수석, 외교안보수석 등 고위급 수행원들도 승용차 편으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통령은 승용차를 기업인들에게 내주라고 지시했다.
덕분에 4명의 기업인들은 수행비서와 함께 승용차편으로 호텔까지 이동했지만 통상교섭본부장과 청와대 경제수석, 외교안보수석, 대변인 등 4명은 실무진용 밴을 타고 호텔까지 와야 했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이런 것들이 대통령의 비즈니스 프렌들리 행보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대통령은 리마에 도착한 후 가진 경제사절단과의 만찬에서도 기업인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대통령은 브라질 룰라 대통령이 브라질리아 곳곳에 한국 기업들이 이명박 대통령 환영 현수막과 사진을 붙여놓은 것을 언급하며 '한국 기업들이 부럽다'고 하더라는 이야기를 전하며 "브라질 대통령이 (해외에서 성공한) 기업들이 있어서 그런 것 아니냐고 하길래 그렇다고 했다. 또 당신(룰라 대통령)도 우리 기업을 잘 잡아야 될 거라고 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그러면서 "경제위기로 세계 모든 나라가 똑같은 고통을 당하고 있지만 윌 기업들이 매우 진취적으로 하는 모습을 보면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위기를 가장 먼저 극복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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