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밀어주기 옛말`..그룹공사 경쟁입찰 확산

by윤진섭 기자
2008.11.06 11:32:12

현대건설, SK에너지 2860억원공사 경쟁통해 수주
현대기아차, 당진 일관제철소 공사도 SK·롯데 수주

[이데일리 윤진섭기자]그룹이 발주하는 건설공사를 계열 건설사가 수의계약으로 수주하던 관행이 깨지고 있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000720)은 지난달 1일 SK에너지가 발주한 공사비 2860억원규모의 `인천 Complex Hcc Group` 2차 공사를 수주했다. 이 공사는 SK그룹 계열 건설사인 SK건설, 대림산업, 현대건설 등 3개사만 지명경쟁으로 입찰에 참여했고,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이에 앞서 이들 3개사는 2006년 5월 당시 SK㈜가 발주한 총 사업비 1조5000억원 규모의 RFCC공장(저유황 휘발유 정유 공장) 건설공사 입찰 때 나란히 1개 공구씩 수주한 바 있다. 수주 규모는 계열사인 SK건설이 2418억원, 대림산업 2310억원, 현대건설 1300억원이었다. 현대건설은 SK그룹이 그룹 공사를 경쟁입찰로 전환한 이후 두 번째로 SK그룹 대형 공사를 수주하게 된 것이다.

또 올해 초 현대중공업(009540)은 군산조선소 건설공사의 시공사 선정 때 옛그룹 계열건설사인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KCC건설을 비롯해 대우건설에게도 입찰 참여기회를 부여한 바 있다.



현대·기아차그룹도 올해 초 당진 일관제철소 플랜트공사와 관련해 옛 모기업인 현대건설에 수의계약을 주지 않고 SK건설, 롯데건설 등과 경쟁 입찰을 벌이도록 했다.

이에 따라 SK건설은 1359억원의 고로 설비를 비롯해 노정설비, 주상설비, 열풍로설비, 원료수송 컨베이어 등 핵심 공정을 모두 따냈다.

또 롯데건설도 1284억원 규모의 코크스, 화성설비 1·2기를 수주했다. 이밖에 고로 엔지니어링 및 핵심 설비 계약은 룩셈부르크 폴 워스사, 소결설비 계약은 삼성엔지니어링, 제강 주설비는 일본 JPCO사, 코크스 주설비는 독일 우데사가 차지했다.

이처럼 국내 대기업들이 그룹계열 건설사에 수의계약을 주지 않고 경쟁 입찰을 실시하는 것은 투명성 확보와 공사비 절감을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