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 강마에''도 반한 어린 왕자 마을

by조선일보 기자
2008.10.09 11:22:00

[1년 52주 당일치기 여행] 가평 ''쁘띠프랑스''

[조선일보 제공]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를 보면 주인공보다 동화 같은 배경에 더 눈이 가곤 한다. 유럽의 작은 마을에나 있을 법한 아기자기한 집, 주인공 '강마에'(김명민)가 애견 '베토벤'을 데리고 유유자적 걷는 호숫가 산책로….

이 드라마를 찍은 여러 배경 중 하나는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를 주제로 한 경기도 가평 '쁘띠프랑스(Petite France)'. '작은 프랑스'란 뜻처럼 프랑스 문화를 한국서 경험할 수 있게 한 테마 마을로 올해 7월 문을 열었다. 청평 호반을 따라 서울에서 춘천을 향해 달리다 보면 붉은 지붕과 하얀색 벽들이 눈에 들어온다.

곳곳에 배치된 어린 왕자 속 등장인물들과 동화 속 동물의 모형은 머릿속에 그리던 유럽의 프랑스를 재현한다. 총면적 약 4310㎡(약 1300평), 16개 동 건물이 들어서 있다. 입구 부근 마당의 원형 무대 앞에서는 전체적인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기념사진을 찍고 싶다면 이 지점이 제일 좋다.

"니들은 내 악기야. 난 오케스트라라는 악기를 연주하는 거고. 니들은 그 부속품이라고!" '베토벤 바이러스' 강마에가 독설을 퍼붓던 드라마의 주무대는 프랑스 주택 전시관 옆 다목적홀. 아래층은 대강당으로, 윗층은 지휘자실로 나오는데 시골 성당 같은 분위기가 따스하게 느껴진다. 지휘자실 앞 목재 조립 완구 체험장은 나무 부품들로 장난감을 만들어볼 수 있어 아이들이 좋아한다. 드라마 출연자들이 강마에의 지휘에 맞춰 멋진 연주회를 펼쳤던 곳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 하우스다.

드라마 촬영지를 둘러본 후엔 '마을' 구석구석을 둘러보자. 천천히 구경하며 걸으면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원형 무대'를 기준으로 오른쪽부터 시작해서 옛날 오르골을 전시한 '오르골 숍', 생텍쥐페리 관련 자료를 전시한 기념관, 기념품점 등이 이어진다. 원형 무대 앞 갤러리는 기획전시장으로 쓰이고 그 옆 스튜디오에선 각종 타악기를 만지고 두드려볼 수 있다. 프랑스를 상징하는 마리오네트(marionett·인형극에 주로 쓰이는 인형)도 화려하다. 시간이 좀 더 있다면 인형극장을 보고, 산책길을 따라 내려가 프랑스 주택 전시관과 다목적홀, 갤러리와 스튜디오를 둘러보는 게 '정석 코스'다. 인형극장 주변, 그림 같은 숙박시설이 몰린 산책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가면 멋진 청평 호반의 전망이 눈에 들어온다.

길 끝나는 곳에서 주목할 만한 곳은 프랑스 주택 전시관이다. 약 150여년 전의 프랑스 주택을 재현하기 위해 모든 부재를 항공기로 가져 와 조립했다. 조선시대 한옥을 구경하듯 옛날 프랑스의 살림집을 온전히 구경할 수 있다. 거실 소파, 침대, 욕실 세면대와 욕조까지 고풍스러운 느낌을 고스란히 되살렸다. 오전 9시~오후 6시, 입장료 성인 8000원·청소년 6000원·어린이 5000원. 쁘띠프랑스 내 숙박시설도 운영한다. 2인실 7만원, 4인실 10만원.

▲ 프랑스 시골 마을을 예쁘게 재현한 경기도 가평 쁘띠프랑스는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촬영지로 등장해 동화 같은 모습을 뽐낸다. / 조선영상미디어 제공

복장리 일대 산길은 경기도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길이다. 험한 산길과 산줄기가 겹겹으로 펼쳐지고 그 뒤로 호수까지 보이는 풍경이 장엄하다. 무성한 나무줄기들이 도로 위로 '나무 터널'을 만든 곳들도 있다. 산을 넘으면 올 여름 개방한 호명호수 입구에 닿는다. 내려가면 깊은 골짜기 속 호젓한 풍경을 보여주는 '상천저수지'가 있다. 낚시터로 주로 쓰이지만 잠시 앉아 쉬고 오기 좋은 고요하고 아늑한 풍경을 보여준다.



'겨울연가' 덕분에 유명세를 너무 타긴 했지만 가을에 가평에 갔다가 남이섬 안 보고 오면 섭섭하다. 강변 풍경과 하이킹 코스, 메타세콰이어 숲길이 가을 풍경을 제대로 보여준다. 입장료 뱃삯 포함 성인 8000원·고등학생 이하 4000원.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를 따라가다 비포장 샛길로 1.2㎞ 들어가면 귀곡산장(031-582-8789, www.guigok.net)에 닿는다. 깊은 자연 숲 속에 파묻힌 펜션 겸 음식점. 네 가지 찻잎으로 지은 차밥(8000원), 표고버섯을 넣고 지은 표고밥(8000원)이 대표 메뉴. 솔잎차·이슬차·감잎차(5000원)도 판다. 청평댐 강변 이덕분추어탕(031-584-6513)의 추어탕(2인분 1만5000원·3인분 2만5000원), 고성리 검단집(031-585-6977)의 메기매운탕(3~4인분 4만원), 쏘가리매운탕(3~4인분 8만원)도 개운하다.

서울, 구리 일대에서 46번 국도(일명 경춘 국도)를 따라 춘천 방향으로 진행, 청평 진입 직전 청평댐 입구 삼거리에서 호명리 방향으로 우회전, 391번 지방도로를 따라 10㎞ 가면 왼쪽에 위치.

서울 청량리역에서 경춘선 기차를 타고 대성리역(031-584-0616) 하차, 대성리역에서 쁘띠프랑스행 셔틀버스가 다닌다. 오전 9시·11시·오후 1시·3시·5시30분, 하루 다섯 번 운행. 쁘띠프랑스에서 대성리역으로는 하루 6회 운행.

쁘띠프랑스 (031)584-8200, www.petitefrance.kr

남이섬 (033)580-8114, www.nam isu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