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류의성 기자
2006.12.22 17:00:00
[이데일리 류의성기자] 경기도 안산의 여중학교 학생들이 한 여학생을 집단 폭행하는 동영상UCC(손수제작물)가 공개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학원 폭력 문제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습니다만 `새로운 매체`인 동영상UCC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다시 한번 우리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담당하는 류의성 기자는 동영상UCC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다고 합니다. 어떤 얘기인지 들어보시죠.
어젯밤과 오늘 아침 각 언론사들은 여중생들이 한 여학생을 폭행하는 장면()의 동영상기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경찰이 사태 심각성을 파악하고 수사에 나섰다죠.
이 동영상을 공개한 국내 최대 동영상전문포털업체인 판도라TV는 `한 네티즌이 동영상을 보내왔고, 학원 폭력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공개했다`고 그 배경을 밝혔습니다.
회사 측은 "학원내 이런 폭력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사회고발적인 차원에서 공개하게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회사 측은 "동영상을 공개하느냐 마느냐에 대해 고민이 많았으나 결국 원본이 아닌 편집본으로 공개하게 됐다"고 합니다.
이 동영상UCC에 담긴 내용이 충격적인데다, 언론보도로 파문이 확산되면서 문제의 동영상 조회수는 22일 오전까지만 160만을 넘어섰습니다. 동영상UCC의 파장이 얼마나 큰 지 알수 있는 대목이죠. 회사 측도 적잖이 당황해 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렇게 문제가 커질줄 몰랐다는 반응입니다.
그런데 이 동영상을 공개한 배경을 두고 말들이 많습니다. 학원 폭력의 심각성을 알린다는 취지는 알겠지만 신중했어야한다는 지적입니다.
동영상에서 폭행을 당한 여학생은 동영상이 공개되자 충격을 받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한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에 공개하는 방법도 있었겠지만, 공개하지 않고 이를 경찰에 먼저 알리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이 뉴스를 접한 한 증권사의 임원은 "자식을 둔 입장에서 너무 걱정스럽다. 근데 꼭 공개했어야 했나. 만일 그 동영상업체의 임직원 중의 자식이 이런 일을 당했다면 과연 공개했을까 궁금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이 업체 포털사이트에는 그동안 학원내 집단 폭력· 왕따 폭행을 담은 동영상이 올라왔었습니다. 이런 동영상이 업로드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때는 왜 신고 안하고 있다가..`라든가 `이번 동영상 공개로 그 회사가 얻은 것이 무엇이냐`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 이 때문입니다.
폭력관련 동영상들은 회사측의 모니터링으로 삭제되는 등 조치가 이뤄졌지만 일부 동영상들은 남아 있습니다. 중국으로 추정되는 한 동영상UCC 내용을 보면 여학생들이 한 학생을 구타하다못해 옷을 강제로 벗기고 찢으려는 모습도 담겨 있습니다. 소름이 돋습니다. 분노도 치밉니다.
이번 학원 폭력 동영상 파문을 계기로 동영상UCC를 돌아보는 계기로도 삼았으면 합니다. 동영상UCC에 대한 올바른 문화를 세우고, 인터넷동영상업체들이 선정· 폭력· 자극적인 동영상UCC에 대한 기준과 모니터링을 강화하라는 의견이 일고 있습니다.
`저질` 동영상들은 동영상포털서비스업체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모니터링 `사각시간`이 있습니다. 이 시간만 되면 이런 류의 동영상들이 슬금슬금 올라옵니다. 이를 지적하면 이들은 매번 같은 소리를 합니다. 24시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동영상포털업체들이 동영상UCC에 대한 비지니스모델을 구축하려고 고심들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업체는 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한 뉴미디어 유통채널로 자리잡겠다는 거창한 목표를 내놓기도 합니다.
동영상으로 비지니스모델을 만들어 수익을 내는 것도, 아시아의 `유튜브`를 지향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렇지만 이와 함께 동영상UCC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도 요구하고 싶습니다.
동영상 전문포털업체가 아시아 뉴미디어 채널을 자처하기 전에 이 같은 동영상이 판치는 유통 통로로 오명을 남길수도 있습니다. 양질의 동영상UCC를 만드려는 문화조성에도 앞장서야할 것입니다. 폭력으로 얼룩지고 선정적인 동영상UCC가 우리가 수출하려는 문화나 산업은 아니잖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