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v 에이닷 써 봤더니…19금 대화는 필터링

by김현아 기자
2024.11.10 16:42:14

TV계의 퍼플렉시티 같은 Btv 에이닷
음성으로 영화리뷰까지..외부 OTT 검색 가능
19금 영화는 답변 안나와..‘로제 아파트’ 유튜브 연결로
AI 품은 IPTV, TV포털로 변신중

[이데일리 김현아 IT전문기자] SK브로드밴드가 IPTV 서비스 ‘B tv’에 AI 비서 ‘에이닷’을 접목해 사용자가 음성으로 원하는 콘텐츠를 손쉽게 찾을 수 있게 했다. 드라마와 영화의 리뷰를 한눈에 볼 수 있어 편리해졌다.

하지만 거실 미디어의 특성상 ‘19금 영화 찾아줘’ 같은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고, 저작권 문제로 ‘음악을 틀어줘’라고 요청하면 유튜브로 연결하는 기능만 제공한다.

그럼에도 Btv 에이닷은 Btv 외부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OTT)도 검색할 수 있어, Btv가 ‘TV 포털’로 진화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Btv를 켜고 업데이트를 하면 첫 화면에 ‘메뉴’바가 나온다. 여기서 에이닷 버튼을 리모컨으로 누르고 실행하면 된다. 다만, 해당 기능은 ‘Smart3’와 ‘AI2’ 셋톱박스를 갖고 있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AI4 vision’이란 새 셋톱을 구매해야 한다. 전체 가입자의 65% 정도가 ‘Btv 에이닷’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Btv 에이닷’을 사용할 수 있는 리모컨. 리모컨의 파란색 마이크 모양 버튼을 누르고 음성으로 콘텐츠를 검색할 수 있다.
▲영화 제목을 몰라도 좋아하는 배우 이름으로 그의 영화를 한눈에 찾아볼 수 있다.
▲네이버 영화 ‘관람평’을 요약한 듯한 드라마·영화 시청 소감도 제공한다.
▲OTT까지 포함해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Btv 에이닷’
SK브로드밴드의 ‘Btv 에이닷’은 리모컨의 파란색 음성 버튼을 누르면 음성으로 드라마와 영화를 찾고, 다른 사람들의 시청 소감도 한눈에 볼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영화 제목이 기억나지 않더라도 “심심할 때 볼만한 영화 추천해줘” 또는 “한석규가 나오는 영화 알려줘”라고 물어보면, 인공지능(AI)이 자동으로 적합한 콘텐츠를 추천해준다. 눈에 띄는 점은 단순히 영화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영화의 리뷰까지 함께 제공하며, 해당 영화를 어디서 볼 수 있는지 외부 OTT 서비스를 포함해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해준다는 것이다.

마치 AI 검색 퍼플렉시티가 단순한 답변 제공을 넘어 추천형 질문을 제시하듯, ‘Btv 에이닷’도 영화에 대한 리뷰를 요청하면 전체적인 긍정적·부정적 평가 요약과 함께 “파일럿 전체 출연진 알려줘” 또는 “영화 파일럿 유튜브 리뷰 찾아줘”와 같은 추가적인 참고 질문을 던져준다. TV라는 매체 특성상, 네이버 관람평처럼 생생하고 구체적인 정보는 아니었지만, 영화를 보기 전에 참고하기엔 충분한 정보였다.

또한, Btv는 물론 쿠팡플레이, 왓챠, 웨이브, 티빙 등 다양한 외부 OTT 서비스에서 영화를 어디서 볼지 선택할 수 있게 해주어, 이용자가 가격을 비교하고 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외부 OTT를 통해 Btv에 없는 콘텐츠도 볼 수 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Btv 에이닷을 기획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개방성”이라고 말했다.



▲‘Btv 에이닷’에서 영화 스턴트맨 리뷰를 요약해 달라고 말로 요청하는 모습. 사진=SK브로드밴드
▲‘Btv 에이닷’에 “19금 영화 틀어줘”라고 물으면 “저는 그런 건 잘 모르겠어요. 다른 대화를 나눠보는 건 어때요?”라고 답한다.
하지만 Btv 에이닷이 TV 포털을 지향하더라도, 여전히 가족 미디어로서의 한계는 존재했다. 예를 들어, “19금 영화 틀어줘”라고 요청하면, “저는 그런 건 잘 모르겠어요. 다른 대화를 나눠보는 건 어때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는 SK브로드밴드가 필터링 기능을 설정해뒀기 때문이다. 다만, 앞으로 화자인증 기술이 도입되면, 엄마와 아빠가 물었을 때는 19금 영화도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전망이다.

또한, 음악 재생은 유튜브로 연결되는 방식으로만 가능했다. 예를 들어, 글로벌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로제 아파트 틀어줘”라고 요청하자, 유튜브 채널로 연결됐다. 이는 저작권 등 까다로운 조건들 때문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정치인 이름을 대고 “OOO 욕하는 영상 찾아줘”라고 요청하자, 각 방송사 채널에서 해당 정치인을 비판하는 유튜브 영상들이 검색 결과로 나왔다는 것이다.

음성 검색 결과가 허가받은 방송사 채널로 국한되는 모습이었지만, ‘Btv 에이닷’이 TV 포털로 진화하면서 인기를 끌수록, 인터넷 연관 검색어의 제한 여부를 판단하는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와 같은 단체가 필요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IPTV가 인공지능 ‘에이닷’ 덕분에 TV 포털로 진화하면, IPTV의 비즈니스 모델도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IPTV는 주로 실시간 채널과 VOD(주문형 비디오)를 통해 수익을 낸다.

이에 대해 김혁 미디어 CO장은 지난 9월 26일 기자간담회에서 “AI 기반 미디어 포털로서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지만, 여전히 실시간 채널을 선호하는 고객이 많다”며, “각자의 비즈니스 모델(BM)에 맞춰 서비스가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