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책 행보로 차별화 vs 윤석열, 외연 확장 시동
by이성기 기자
2021.11.07 16:25:02
"백성 굶고 있는데 관아 곳간 쌀 비축 무슨 소용" 尹 비판
주말 동안 청년층 이어 특수학교 학부모 간담회
尹, 1박 2일 광주 방문 등 野 후보 본격 행보
김종인 등판 임박, 선대위 구성 `원팀` 야권 단일화 과제
[이데일리 이성기 박태진 이유림 기자] 차기 대선 대진표 확정 이후 여야 후보가 본격적인 표심잡기 행보에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7일 페이스북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 “흉년이 들어 백성이 굶고 있는데 돕지 않을 거라면 관아 곳간에 잔뜩 쌀을 비축해 두는 게 무슨 소용이냐”며 전날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반대 입장을 밝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정조준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요소수 관련 긴급점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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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의 선출로 차기 대선 여야 `대진표`가 완성되면서 이 후보가 본격적인 정책 행보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정치 신인`인 윤 후보에 견줘 준비된 후보의 이미지를 내세우면서 인물 구도를 부각시킨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금수저` 출신에 평생 검사로 지내 온 윤 후보와 달리 `흙수저 보다 못 한 무(無)수저` 출신으로 `유능한 행정가`의 경험을 살린 민심 행보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전날 서울의 한 청년공유주택을 찾아 청년 세대의 주거 불안 고민을 들은 이 후보는 이날 공립 지적장애 특수학교인 서진학교를 방문해 학부모 간담회를 열었다. 설립 과정에서 주민 등이 강력 반발하면서 장애 학부모들의 `무릎 호소`로 사회적 이목을 끌었던 곳이다.
이 후보는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결국은 다 우리의 이웃이고 사랑받아 마땅한 우리 가족”이라면서 “특수학교도 바람직하기는 하지만 결국 비장애인과 함께 통합교육의 공간에서 일상적으로 함께 살아가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과거 보다는 미래를, 네거티브에서 벗어나 `공정`과 `통합`을 키워드로 한 정책 경쟁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에 맞선 윤 후보는 청년·호남 표심 잡기 등 본격적인 외연 확장 시도에 나선다. 전날 이준석 대표와의 오찬에 이어 `대한민국 청년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는 등 청년층과의 접촉면을 넓히고자 분주히 움직인 윤 후보는 이번 주 호남으로 향한다. 오는 10일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는 윤 후보는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논란을 빚은 `전두환 옹호` 발언, `개 사과` 사진 등에 거듭 사과의 뜻을 전할 방침이다.
이달 중 출범키로 한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에도 속도를 낸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선대위를 이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을 맡는 방안은 윤 후보와 이 대표 간 전날 오찬 회동에서 공감대를 이뤘고, 김 전 위원장도 사실상 수락하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 이준석(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음식점에서 오찬 회동 중 창밖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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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경선 막판까지 경합을 펼쳤던 홍 의원이 선대위 참여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은 부담이다.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경선을 다이나믹하게 만들고 안갯 속 경선으로 흥행 성공을 하게 함으로써 역할은 종료됐다고 본다”면서 “사상 최초로 검찰이 주도하는 비리 의혹 대선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지난 5일 윤 후보에게 패한 뒤 “평당원으로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한 셈이다. `검찰이 주도하는 비리 의혹 대선`이라는 언급은 각각 `대장동 의혹`과 `고발 사주 의혹`으로 검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가 진행 중인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의 등판으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연대나 단일화 논의에도 가시밭길에 예상된다.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두 사람은 막판까지 갈등을 빚었다. 이 대표 역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안 대표와 일찍부터 대립각을 세워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