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재보선, ‘신진이냐 중진이냐’…與도 野도 눈치싸움

by이도형 기자
2014.06.22 17:24:43

[이데일리 이도형 기자] 7·30재보궐선거를 두고 여의도 정치권의 셈법이 복잡하다. ‘미니총선’급이 된 이번 재보선의 승패는 올 하반기는 물론, 2년 뒤 총선까지 영향을 미치는 분수령이다. 여의도 정가의 풍향은 물론, 각 당내 권력 다툼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 때문인지, 선거 한 달여를 앞둔 지금까지도 대진표를 둘러싸고 여야 간 치열한 눈치 싸움이 벌어지는 것이다. 상대방의 진용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내막 속엔 복귀를 꿈꾸는 당의 중진과 이를 마냥 좋게 지켜볼 수만은 없는 당 주류 간 미묘한 ‘수위 밑 다툼’도 엿보인다.

재보선 공천 과정을 둘러싼 여야 눈치싸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새누리당은 윤상현 사무총장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삼고 22일부터 25일까지 공천 신청을 받고 있다. 당은 다음 달 6~7일 까지는 공천을 완료하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 및 박근혜 정부 2기 내각 논란을 들어 공천 과정을 늦추고 있는 새정치연합은 이번 주 내로 주승용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공천관리위를 꾸리기로 했다.

양쪽 모두 상대방의 공천 여부를 탐색하면서 후보 등록일인 다음 달 11일까지 공천을 미룰 가능성이 높다. 양측 관계자 모두 “저쪽에서 공천하는 것을 보고 우리 쪽을 결정할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다.

최소 14곳의 의원직이 달린 이번 재보선은 절반가량이 양쪽 모두 승리를 장담 할 수 없는 수도권과 충청지역에서 치러진다. 또한 양측 모두 거물급 정치인들이 수도권 출마자로 거론되고 있다. 먼저 공천자를 결정했다가 상대편에서 ‘맞춤형 대진’을 내놓으면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할 수밖에 없다.



양당의 ‘수면 위 눈치싸움’은 상대방을 겨냥한 것이지만, 정작 물밑에서는 당내 주도권 다툼도 도사린다. 여당도 야당도 거물급 중진들의 복귀를 둘러싼 복잡한 계산이 전개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출마자로 거론되는 중진들이 대부분 비박(비박근혜)계라는 점이 문제다. 전남 곡성·순천 출마를 선언한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제외하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최고위원,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은 비박계 인사로 분류된다. 현 지도부를 구성하고 있는 친박(친박근혜)계로서는 이들이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복귀하는 것이 부담일 수밖에 없다.

당 지도부가 수도권 지역구 재보선 출마자로 이 지역에 연고가 있는 몇몇 비례대표 의원들과 ‘박근혜 비대위’ 시절의 한 비대위원에게 출마를 타진했지만 부정적 반응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정황도 당 지도부의 고뇌를 뒷받침한다.

새정치연합도 ‘세대교체’와 ‘중진복귀’가 부딪힌다. 그 안에는 합당 후 당내 안착을 노리는 안철수 공동대표 측과 이번 선거를 계기로 복귀를 노리는 당 중진들 간 물밑 다툼이 숨어 있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 공천문제를 두고 미묘한 알력을 보였던 안철수 공동대표와 손학규 상임 고문간 ‘2라운드’가 이번 공천과정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일단 손 고문과 안 대표 모두 말을 아끼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양측 간 알력은 수면 위 부상이 가능하다. 손 고문은 “당의 결단을 본 뒤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했고, 안 대표는 “중진들은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헌신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