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철응 기자
2011.11.22 12:02:09
고양 원흥 추가 분양에도 95가구 미분양
[이데일리 박철응 기자] 보금자리주택 일부가 시장에서 외면을 받으면서 `집 없는 서민`이 아닌 유주택자에게까지 손을 벌려야 하는 지경에 처했다.
2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지난주 고양 원흥 보금자리주택 잔여물량 727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 결과, 84㎡형 95가구가 미달됐다.
원흥 지구는 지난달 본청약을 실시한 결과, 3183가구 중 546가구가 미달됐고, 청약은 했으나 계약을 포기한 물량까지 포함해 이번에 무순위로 공급한 것이다.
그럼에도 물량을 모두 소화하지 못하면서 다음달 추가로 발생이 예상되는 계약 포기분 물량까지 포함해 내년 1월에 또 다시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야 한다.
LH 관계자는 "다음달 20일까지 계약을 하는데, 저층부 등에서 포기자들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면서 "이들까지 포함해서 모집 공고를 다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흥 지구는 사전예약 당첨자들 중 절반 이상이 스스로 입주 자격을 포기하면서 일찌감치 미분양 우려를 낳은 바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LH로서는 추후 미분양 물량에 대해 주택 소유 여부 조건을 아예 없애달라는 입장이다. 분양의 걸림돌인 보금자리 전매제한의 경우 국토부도 완화로 가닥을 잡았으나, 이에 앞서 선행돼야 할 의무거주 기간 단축 관련 법안이 국회에 막혀있는 상태다.
막대한 부채에 시달리는 LH로서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미분양 발생 요인을 최소화해야 한다.
LH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추가적인 모집 공고에도 불구하고 계속 미분양이 발생하면 주택 소유 여부와 무관하게 공급 대상의 조건을 바꾼다"면서 "원흥 지구도 그런 방식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집 없는 서민`을 위한다는 보금자리주택의 원칙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 재정이 대거 투입되는 사업인데, 유주택자에게 공급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라며 "다음달까지 원흥 지구의 계약 포기자가 얼마나 발생하는지 등을 보고 필요한 조건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