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젊은 DNA로 힘차게 뛴다!`..대기업들 새진용으로 출격

by전설리 기자
2010.12.31 13:58:18

연말 인사 마무리..핵심 코드는 `future`
젊은 오너 리더십 구축..미래 경쟁력 확보-스피드 경영 박차

[이데일리 전설리 기자] 2·3세 부상-세대교체-연구개발(R&D).

삼성, 현대기아차, LG(003550), SK(003600)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의 12월 정기 인사 키워드는 이렇게 요약된다. 모든 키워드를 아우르는 핵심 코드는 `미래(future)`. 새해 기업들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힘차게 뛸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그룹들의 연말 인사에서 2·3세의 승진과 세대교체가 두드러진다"며 "젊은 리더십 구축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스피드 경영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라고 풀이했다.



▲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삼성에버랜드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박세창 금호타이어 전무, 조현민 대한항공 상무보

올해 연말 인사에서는 삼성 주도의 2·3세 약진이 두드러졌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42) 삼성전자 사장과 장녀인 이부진(40) 호텔신라·삼성에버랜드 사장을 경영 전면에 내세웠다. 이서현 제일모직 전무 역시 부사장으로 승진, 이건희 회장의 자녀가 모두 경영진 반열에 올랐다.

금호아시아나그룹도 박삼구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35) 금호타이어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켰다.

대한항공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막내 딸 조현민(27)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팀장을 상무보로 올렸다. 이로써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장인 장남 조원태 전무와 기내식사업본부장 조현아 전무에 이어 막내까지 임원 직함을 달았다.

형제경영 시대도 본격화됐다.

LG는 그룹 주력인 LG전자의 중흥을 위해 구본무 회장의 친동생인 구본준(59) 부회장에게 LG전자를 맡겼다.

SK는 최태원 회장의 친동생인 최재원 부회장(47)을 수석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그룹 수뇌부인 부회장단을 이끌도록 했다.





삼성을 필두로 승진 연한에 얽매이지 않는 발탁 인사가 이뤄졌다.
 
갤럭시S 디자인을 맡았던 이민혁 삼성전자 상무(38)와 백수정(39) 현대캐피탈 이사대우 등이 대표적인 예다.
 
삼성은 50대 초반의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60대 사장들을 퇴진시키면서 세대교체를 이뤘다. 임원 승진자 490명 중 79명이 연한보다 일찍 승진했다.

SK는 정보통신(IT) 등 성장 신화를 이끌었던 주역들을 퇴진시키고, 50대 초반의 젊은 실무형 최고경영자(CEO)를 대거 발탁했다. 그룹의 주력사인 SK텔레콤의 하성민(53) 사장, 지주사 SK㈜의 김영태(55) 사장 등이다.

현대기아차도 40대 중후반의 젋은 임원을 늘려 세대교체 트렌드를 반영했다.

GS(078930)그룹은 임원 승진한 29명 가운데 40대가 12명에 달했다. 임원 승진한 29명의 평균 나이는 49.7세로 50세를 넘지 않았다.

이같은 세대교체 인사는 향후 정기 인사에서 그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3세 경영 체제가 구축되면 그에 맞는 젊은 인물의 중용을 늘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연말 인사 키워드는 젊은 조직 구축"이라며 "특히 3세 경영인들이 전면에 나선 만큼 이들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과제로 꼽히는 R&D 역량 강화도 이번 인사에서 눈의 띄는 대목이다.

삼성의 경우 신임 임원 가운데 R&D 인력이 100명으로 전체 승진자의 31%에 달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에도 승진 임원의 44%가 R&D와 품질·생산 분야에 집중됐고, 새로 선임된 임원의 27%가 R&D 분야로 몰렸다.

LG는 LG화학에서 2차전지 개발의 공을 세운 김명환 배터리연구소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삼성 관계자는 "IT 부문의 기술력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상황에서 시장 선도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LG 관계자도 "최고 기술 확보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