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강종구 기자
2005.08.12 12:04:26
광복후 물가 11만배 상승
달러대비 원화값 77.7% 하락
[이데일리 강종구기자] 6.25전쟁이 끝난 1953년 1인당 국민소득은 67달러였다. 그간 물가가 213배 오른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기준 42만6000원으로 약 열흘간 소득이다.
경제규모(국내총생산,GDP)는 지난해 6801억달러로 같은 기간 520배가 커졌다. 연평균 6.9%씩 상승한 셈이다.
우리나라는 50년 이후 외환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경상수지 만성 적자국이었다. 그러다 98년 404억달러로 사상 최대의 경상흑자를 기록했고 이 기록은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수출호황을 보였지만 경상수지 흑자는 276억달러로 98년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경제의 국방비` 외환보유액은 올해 6월말 현재 2050억달러. 60년말 1억6000만달러에 비해 약 1300배 증가했다. 외환위기 당시인 97년말과 비굫다 10배로 커졌다.
나라 경제는 엄청나게 커졌지만 국제시장에서 원화가치는 크게 낮아졌다. 64년 1달러당 원화 환율은 256원 정도였지만 지난해에는 1145원. 원화가치가 77.7% 낮아졌다.
이상은 한국은행이 12일 `숫자로 보는 광복 60년`을 통해 밝힌 내용이다.
60년동안 가장 많이 변한 것은 물가수준이다. 광복이후 소비자물가는 약 11만배 상승했다. 연평균 상승률 21.3%로 올해 3%대 초반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생산자물가도 약 7만배 올랐다.
전체 물가에 비해 주요 생활필수품 물가는 훨씬 빠르게 상승했다.
현재 800원 하는 서울시내 버스요금은 두 차례의 화폐개혁과 물가상승을 감안할 경우 60년동안 500만배 올랐고 500g에 3만원 하는 쇠고기값은 192만배 상승했다. 쌀은 55만배, 금도 13만배 올랐다.
반면 냉장고가격은 오히려 내렸고 선풍기나 형광등은 2~4배 오르는 선에 그쳤다. 기술혁신과 업체간 경쟁으로 공산품 물가의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서울지역 땅값은 얼마나 올랐을까. 75년 지가지수를 100으로 했을 때 올해 6월 2928이니 29배 가량 오른 셈으로 매년 75년 땅값만큼 올랐다고 보면 된다.
금리는 어느 금리를 기준으로 해도 지금이 당연히 사상 최저치다. 은행 예금금리는 올 상반기중 연 3.46%로 49년 이후 최저치, 대출금리는 연 5.56%로 광복후 최저치다. 회사채 금리는 연 4.30%로 통계를 만든 75년 이후 가장 낮다.
53년 우리 경제에서 가장 비중이 컸던 농림어업은 GDP의 47.3%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 해 기준 3.7%밖에 되지 않는다. 광공업이 10%에서 30% 가까이 비중이 커졌고 서비스업은 30%에서 55.5%로 높아졌다.
국산 자동차가 처음 만들어진 55년 생산대수는 7대였다. 지난해 347만대가 생산됐으니 50만배쯤 된다. 어느새 미국, 일본, 독일, 중국, 프랑스에 이어 세계 6위 자동차생산국이다.
반면 쌀은 지난해 500만톤을 생산해 광복이후 2.7배 증가했지만 88년 605만톤으로 최대를 기록한 후 내리막길이다.
수출은 52년 2770만달러에서 지난해 2538억달러로 약 9200배 증가했다. 70년중에는 가발 등 경공업제품이 70%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반도체 자동차 등 중화학공업 제품이 82%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