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게 얽힌 타이거풀스 매각협상, 어떤 상황인가

by박호식 기자
2003.03.05 11:25:43

매각 기본계약→ 체육공단 사업권 해지발표 등 상황급변
공단 해지 최종결정 여부가 1차 관건..매각협상도 유동적

[edaily 박호식기자]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날 대주주 지분매각과 스포츠토토 사업재개 문제가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달 22일 동양제과(01800) 자회사가 주도하는 컨소시엄과 타이거풀스 대주주가 지분매각 기본계약을 체결한 뒤 1주일 뒤 스포츠토토 사업권을 위탁한 체육진흥공단이 스포츠토토에 사업폐지 통보를 하면서 매각협상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상황은 또 변해 이번주 들어 오리온컨소시엄이 300억원의 자금을 에스크로우 계좌(입출금이 제한되는 특수계좌)에 입금, 인수협상을 계속하겠자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스포츠토토 문제는 체육진흥공단과 스포츠토토(타이거풀스), 오리온컨소시엄 등이 얽혀 복잡한 양상으로 결과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모든 것이 끝나 스포츠토토가 청산된다고 보기도 어렵고 매각협상 등이 완전히 타결돼 스포츠토토 사업이 재개된다고 보기도 어려운 애매한 시점이다. 결론적으로 1차적인 고비는, 빠르면 오늘(5일)로 예정된 "체육진흥공단이 의뢰한 법률적검토에 대한 법무법인의 답변"이다. ▲타이거풀스 및 스포츠토토 협상 주요 과정 스포츠토토의 지배적사업자인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날은 동양제과 자회사인 미디어플렉스가 주도하는 오리온컨소시엄과 한국전자복권컨소시엄을 대상으로 지분매각 협상을 진행해왔다. 이 협상에는 타이거풀스 대주주인 송재빈씨의 지분 25% 매각과 지분을 인수하는 측의 스포츠토토 유상증자에 참여가 핵심사항이다. 협상은 여러 우여곡절을 거친 뒤 지난달 22일 오리온컨소시엄이 타이거풀스 대주주지분 인수 기본계약을 맺어 1차 관문을 통과하는 듯 했다. 그러나 1주일이 지난 지난달 28일, 스포츠토토 사업권을 위탁한 체육진흥공단이 스포츠토토 사업권 위탁 해지를 밝힌 뒤 내용증명을 스포츠토토에 발송해 상황이 반전됐다. 체육진흥공단이 사업권 위탁 해지를 최종 결정할 경우 스포츠토토의 사업재개는 어렵고 따라서 오리온컨소시엄과 계약한 타이거풀스 지분매각 등도 무의미하게 된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스포츠토토(타이거풀스)측은 체육진흥공단에 "매각협상을 계속 진행하겠으며 이를 위해 해지통보를 무효로 해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오리온컨소시엄과 재협상에 나섰다. 이에 따라 오리온컨소시엄은 일단 협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지난 4일 300억원을 에스크로우계좌에 입금했다. ▲체육진흥공단 등 각 주체별 입장 체육진흥공단 관계자는 내용증명 발송과 관련 "스포츠토토가 사업부진과 재무구조 악화 등으로 사업이 사실상 중단되는 등 사업권 위탁을 해지할 사유가 발생해 내용증명을 지난달 28일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발송한 내용증명은 상대편이 받아야 법률적인 효력이 발생한다"며 "내용증명은 3일쯤 상대편이 수령한 것으로 파악되며 스포츠토토측이 내용증명이 도착하기 이전에 매각협상을 좀 더 진척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스포츠토토 관계자는 "공단측이 재무개선 등 가시적인 결과물을 내놓을 것을 요구한 시한이 지난달 27일이었으나 매각협상이 진행중이니 시한을 미뤄달라고 요청했었다"며 "공단측이 일단 이를 수용하지 않고 내용증명을 발송한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지난주말 양측과 협상을 진행해 상황을 좀 더 진척시켰다"고 설명했다. 상황진척은 오리온컨소시엄의 에스크로우계좌 자금입금 등을 말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오리온컨소시엄 관계자는 "우리 입장은 일단 협상을 계속 진행한다는 것이며 자금 계좌입금은 협상지속에 대한 의사표시"라며 "그러나 입금된 자금은 협상이 종료돼 인수자금을 넣은 것과는 다른 의미이며 단지 협상지속 의사표시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협상은 계속할 의사는 있으나 문제는 공단측과 스포츠토토"라며 "만약 공단측이 스포츠토토 사업폐지를 최종 결정하면 협상이 진행될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협상과 관련 "지난달 28일까지 매각협상 타결의 전제조건인 ▲스포츠토토 단말기를 로또복권에 적용하는 등 향후 스포츠토토 사업모델 ▲스포츠토토 및 제반 관계사들의 지분문제 ▲조흥은행 등 채권단과의 관계 등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1차 관문은 법무법인 법적검토 결과..이후 매각협상도 유동적 이같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스포츠토토 문제는 1차적으로 공단측이 의뢰한 법률적 검토 결과다. 공단 관계자는 "내용증명을 보냈으나 도착하기 이전에 상황이 다소 진척됐다는 스포츠토토측의 주장에 따라 법무법인에 의뢰해 상황을 파악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따라서 법무법인이 진척된 상황에 대해 어떻게 답변을 주는가에 따라 사업권 위탁을 최종 해지할 것인 지, 무효로 할 것인 지가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법무법인이 빠르면 오늘 답변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데 오늘을 넘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의 답변이 긍정적으로 나와 사업권 해지가 미뤄진다해도 아직 고비는 남아있다. 오리온컨소시엄은 300억원 계좌입금이 인수협상 타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어서 협상결과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인수를 위한 전제조건이 합의돼야 인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