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국내 상륙여파 넥스턴바이오 '上'…이엔셀·셀비온도 급등 [바이오맥짚기]

by신민준 기자
2024.10.18 14:50:00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17일 국내 제약·바이오 주식시장은 ‘꿈의 비만약’으로 불리는 위고비의 국내 상륙 여파가 지속됐다. 넥스턴바이오(089140)사이언스(넥스턴바이오)는 자회사와 위고비 개발사 노보노디스크의 협업 및 반려동물 비만치료제 개발 이슈가 부각되면서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했다.

아울러 이엔셀(456070)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위탁개발생산(CDMO) 신규 수주 가능성이 제기되며 주가가 급등했다. 셀비온(308430)은 방사성의약품 신약 출시와 기술이전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코스닥시장 입성 후 이틀 연속 주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넥스턴바이오 주가 현황. (이미지=엠피닥터 2111화면 갈무리)
17일 KG제로인 엠피닥터(MP DOCTOR·옛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넥스턴바이오의 이날 주가는 전일대비 29.91% 오른 3735원을 기록했다. 공작기계 제조기업인 넥스턴바이오는 신규 사업으로 바이오와 헬스케어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넥스턴바이오는 미국 자회사 로스비보테라퓨틱스(로스비보)가 노보노디스크와 당뇨병 치료제(RSVI-301) 공동 개발 및 기술 수출을 위한 기밀유지협약(CDA)을 체결하며 협업 중이라는 이슈가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위고비는 지난 15일 국내 출시 첫 날부터 품귀 현상이 빚어지는 등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로스비보는 일라이릴리와 당뇨병 치료제 공동 개발 및 기술 수출을 위한 물질이전계약서(MTA)도 체결했다. RSVI-301은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리보핵산(miRNA) 기술을 접목해 당뇨병을 유발하는 원인인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 세포의 기능을 회복시킨다.

마이크로리보핵산은 세포에서 만들어지는 가장 작은 유전자로 메신저리보핵산(mRNA)에서 단백질을 합성할 때 스위치 역할을 하며 유전자 발현도 조절한다. 이 때문에 마이크로리보핵산은 단백질 합성과 유전자 발현 이상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질병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동시에 RSVI-301은 인슐린 저항성을 낮춰 당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특히 RSVI-301는 동물 시험에서 비만에도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이면서 비만치료제로의 병용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넥스턴바이오의 관계사 알엑스(RX)바이오는 마이크로리보핵산 기술을 기반으로 반려동물을 위한 비만·당뇨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알엑스바이오는 췌장세포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비만·당뇨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넥스턴바이오 관계자는 “자회사와 노보노디스크의 협업 이슈 때문에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며 “관계사의 동물 비만·당뇨치료제 개발도 영향을 미친듯하다”고 말했다.



세포 기반 첨단 바이오의약품 전문기업 이엔셀의 주가는 전일대비 20.67% 상승한 2만 4050원을 나타냈다.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위탁개발생산 신규 수주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이엔셀은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생산·위탁개발생산 국내 1위 기업으로 6년 연속 국내 최대 수주 실적(지난해 기준, 누적 수주액 38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엔셀은 노바티스와 얀센의 키메라항원수용체(CAR)-티(T) 치료제 킴리아와 카빅티의 국내 반제품 생산을 담당한다. 이엔셀은 총 17개사 33개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세포·유전자치료제시장 규모는 올해 40조원에서 2030년 약 18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허선재 SK증권 연구원은 “세포·유전자치료제는 초고가 약으로 대량 생산이 어렵고 제조 비용 또한 높기 때문에 아웃소싱 비중이 80% 이상일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기준 수주잔고는 140억원으로 올해 4분기에 신규 수주가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엔셀은 현재 희귀 근육 질환 3종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엔셀은 뒤센근위축증을 적응증으로 하는 줄기세포 치료제(EN001)의 임상 1b/2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엔셀은 적응증을 확대한 샤르코 마리투스(1A형) 질환 치료제의 임상 1b상도 진행 중이다.

신약개발기업 셀비온의 주가는 전일대비 29.78% 오른 2만 6800원을 기록했다. 셀비온은 전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셀비온은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mCRPC)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전립선암 치료제 방사성의약품(Lu-177-DGUL)을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개발하고 있다.

현재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Lu-177-DGUL은 독립적 영상평가에서 객관적 반응률(ORR·특정 치료법에 있어서 부분 또는 완전 반응(관해)을 보인 환자의 비율로 종양 억제 효과를 나타내는 수치)지표가 경쟁 약물의 28.9%보다 높은 38.5%로 나타났다. Lu-177-DGUL은 투약 후 측정한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 또한 효과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Lu-177-DGUL의 또 다른 특징으로 빠른 체내 배출 기전이 꼽힌다. 셀비온은 사용된 방사성동위원소가 신체에서 빠르게 배출될 수 있도록 높은 친수성에 중점을 두고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에 동일 기전의 경쟁 약물 대비 신장과 침샘에서 방사선 피폭 수치가 낮고 구강 건조, 약물 축적, 혈소판 수 감소 등의 부작용 사례 또한 현저히 낮게 보고됐다.

Lu-177-DGUL은 내년인 4분기 출시가 예상된다. 셀비온은 내년 상반기 Lu-177-DGUL의 임상 2상을 완료한 후 조건부허가를 받아 국내에 조기 출시할 예정이다. 해외 시장은 국내 임상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출을 추진한다. 셀비온은 기술 이전을 통해 성과를 실현하고 임상비용 부담도 경감한다는 계획이다. 기술 이전은 2027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셀비온 관계자는 “전립선암 치료제 방사성의약품 개발로 미충족된 의료 수요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더 나아가 셀비온은 신규 적응증 발굴을 통해 방사성의약품 시장 성장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