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백신 보급 전까지 실적 개선 어려워-하이

by고준혁 기자
2020.08.06 09:04:55

국제선 매출 전년비 97% ↓…일드 상승했지만 타사 마찬가지
국내선 수요 증가 등은 긍정적…"백신 보급되면 주가 오를 것"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하이투자증권은 제주항공(089590)의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는데, 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제선과 국내선 전 부문에서 모두 부진한 성적을 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분기 역시 전염병 위협이 지속되면서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Buy)’와 목표주가 2만3000원은 유지했다.

제주항공은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88.5% 감소한 360억원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847억원으로 나타나 적자를 지속했다. 이는 코로나19로 동사 매출의 74%를 차지하던 국제선 여객 매출이 급감하고 국내선도 부진했기 때문이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국제선 공급과 수요 모두 전년 동기 대비 99% 감소한 수준으로 파악되고 이에 국제선 매출은 약 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가 감소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일드(운임)은 공급 축소로 전년 동기 대비 400% 내외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2분기 모든 항공사들의 공급이 감소한 만큼 경쟁사들의 국제선 일드도 대폭 상승했을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선의 경우 코로나19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여행지로 제주도가 각광을 받으면서 국내선의 공급과 수요는 각각 전년비 15%, 27% 감소를 기록하며 국제선 대비 감소폭은 작았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러나 국내선 일드는 경쟁 심화로 37% 하락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비용 측면에서도 손실이 커졌을 걸로 분석된다. 이스타홀딩스 등과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이 해지되면서 기지급한 주식매매계약금 119억5000만원과 대여금 100억원의 회계처리에 따라 당기순손실이 832억원에서 증가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사업량 감소로 유류비는 전년비 95% 감소했고 휴직에 따른 인건비 감소도 있을 것으로 봤다.

3분기에도 백신이 보급되지 않는 한 제주항공 실적 개선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다만 국내선 수요가 늘어나고 지난 8월 5일부터 중국 비자 발급이 재개된 점 등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 연구원은 “백신이 본격적으로 보급돼야 해외여행 수요가 살아나면서 항공사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백신 보급 시점부터 항공사 주가는 본격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