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보리 기자
2013.06.06 18:32:06
[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지주 수장의 차기 회장에 선임된 임영록 내정자의 과제는 크게 조직다지기와 우리금융지주와 인수·합병 두 가지다. KB금융지주는 우리금융의 유일한 인수자로 거론되는 등 금융권 초대형 인수·합병의 중심에 서 있는 만큼, 금융계는 ‘임영록 발(發) 금융빅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 최대 인수·합병이란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추진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인사를 통한 조직 안정은 임 내정자 능력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임·윤·옥’ 라인 뜨나..은행장 인사에 촉각
임 내정자의 첫 임무는 차기 국민은행장과 지주사 임원, 계열사 사장 등 그룹의 진용을 갖추는 것이다. 특히 전날 민병덕 국민은행장이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하면서 차기 국민은행장 선임 문제는 당장 임 내정자의 첫 과업이 됐다. 특히 정통 엘리트 관료 출신인 그가 인사를 통해 조직 안정화와 구성원들의 민심을 얻을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은행과 지주 내부에서는 임 내정자의 선임으로 최근 ‘임·윤·옥’라인이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있는 윤종규 부사장과 김옥찬 부행장이 임 내정자를 보좌하는 그림이다. 회장이 자동으로 포함되는 이사 전원이 비 은행원 출신이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은행 내부 출신이 국민은행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윤종규 KB금융 부사장,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 김옥찬 국민은행 부행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인사담당인 김형태 부행장도 높은 업무 효율과 특유의 솔직담백함으로 은행 내 평판이 좋다. 이 외에도 손영환 KB부동산신탁 사장, 정연근 전 부행장, 이달수 전 KB데이타시스템 사장 등도 거론된다.
◆ KB 금융지주·계열사 라인업도 관건
국민은행장과 함께 부행장과 계열사 대표, KB금융지주 임원들도 인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는 차기 금융지주 회장이 내정된 후 취임을 앞두면 부행장과 계열사 대표들이 일괄적으로 사의를 표명해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관례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사 임원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 부사장은 총 6명인데 KB금융지주의 전략담당 부사장은 공석으로 남아있다. 현재 지주 라인업은 은행의 IT그룹 부행장을 겸임하는 유석흥 정보관리 부사장, 윤종규(재무), 김왕기(홍보), 이민호(준법감시인), 양원근(경영연구소장) 등 5명이다.
계열사 대표는 민병덕 국민은행장을 비롯해 최기의(KB국민카드), 노치용(KB투자증권), 김석남(KB생명보험), 조재민(KB자산운용), 손영환(KB부동산신탁), 김한옥(KB인베스트먼트), 박인병(KB신용정보), 허세녕(KB데이타시스템), 이정호(KB저축은행) 등 10명이다.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탄력받나
국내 금융지주사 중 유리하게 우리금융지주 인수·합병 대상자로 거론되는 KB금융지주의 회장이 내정됨에 따라 우리금융 민영화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임영록 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전형적인 KS(경기고·서울대)의 엘리트 관료 출신이다. 금융당국에서 관치 논란을 무릅쓰고서도 임 내정자를 지지한 것 역시 우리금융 민영화와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다. 임 내정자가 만장일치로 선임된 것은 이같은 기류에 대해 이사회와도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금융가에서는 정부가 이달 말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을 발표하는 시점부터 임 내정자의 움직임이 분주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B금융지주의 고위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 인수는 그룹 내에서도 철저하게 실질적인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면서 “정부의 최종방침이 나오면 여러가지 방안을 신중히 고려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