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폰`, 한국에서 안 팔리는 이유

by함정선 기자
2012.01.30 11:21:14

국내 출시 3천~4천대 불과..초도물량도 못 채워
카카오톡 등 앱 부족..노키아 이미지 추락으로 어려움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최신 모바일 운영체제(OS) `망고`를 탑재한 노키아의 `루미아710` 제품이 한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부족한 애플리케이션과 스마트폰 시장에서 망가진 노키아의 이미지 때문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KT를 통해 국내 출시된 루미아710은 출시 한 달이 지났지만 3000~4000대 판매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초도물량인 1만대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이 때문에 루미아710의 판매 가격도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루미아710은 출시 초반 3만4000원 2년 약정을 조건으로 36만원에 판매됐지만 지금은 같은 조건으로 11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일부 대리점과 판매점에서는 9만9000원의 가격을 내세운 곳도 있다.

망고폰 루미아 제품은 해외에서는 100만대 이상 팔리며 노키아 스마트폰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또한 MS가 애플과 구글에 맞서 스마트폰 OS 시장에서 자리를 잡는데 큰 공을 세웠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턱없이 부족한 애플리케이션과 스마트폰 시장에서 노키아의 영향력 감소로 사용자들의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다. 망고폰(MS)이 애플, 구글과 `스마트폰 삼국지` 구도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전망까지 나올 정도다.

루미아710은 아직 국내에서 사용할만한 앱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국내 유명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도 사용할 수가 없다. 네이버나 다음 등 국내 주요 포털들의 다양한 앱도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영화예매나 쇼핑 등을 지원하는 생활편의 앱도 찾아볼 수 없다.

이와 함께 추락한 노키아의 브랜드 이미지도 루미아710의 판매를 가로막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실패했다`는 이미지 때문에 노키아 제품의 성능과 AS 등을 걱정하는 소비자가 많은 것.

KT와 MS, 노키아는 루미아710 판매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KT와 MS는 앱 확대를 위해 개발자 지원책을 마련하고 제휴사를 확대해 나갈계획이다. 또 영국에서 루미아 구매 고객에게 MS의 가정용 게임기 `X박스`를 증정해 제품 품절 사태가 발생했던 것을 참고해 국내에서도 비슷한 이벤트가 진행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