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임일곤 기자
2011.11.30 10:57:39
칩 사용량 적은 휴대형기기 수요 급증
D램업계 손실 늘어..삼성 `다양화`로 대응
[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애플 아이패드 열풍으로 글로벌 D램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PC 환경의 중심이 태블릿PC 등 모바일로 옮기면서 일반 PC에 사용되는 칩 수요가 크게 줄자 D램 업체들의 손실도 불어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일반 PC용 칩을 제조하는 엘피다와 하이닉스반도체(000660) 등 글로벌 주요 D램 업체들이 최근 3년간 총 140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아이패드 같은 휴대형 기기는 노트북PC에 비해 칩 사용량이 75%가량 적다.
D램 업체들은 이 기간 동안 PC 산업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막대한 설비 투자를 계속 해왔다. 시장 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같은 기간 관련 업계의 공장 설비 투자액은 370억달러에 이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PC 판매는 고공행진을 기록하자 상대적으로 일반 PC 시장이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글로벌 경제 둔화와 태국 홍수로 인해 PC 생산도 활기를 잃어버렸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005930)의 경우 상대적으로 수익이 높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및 서버용 D램 판매를 통해 이 같은 난관을 뚫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외 업체들은 삼성전자와 같은 전략을 펼치기에는 자금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첸 리웨이 폴라리스증권 산업 담당 애널리스트는 "D램 업체들은 컴퓨터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낙관해 너무 많이 투자했다"며 "아이패드가 나오지 않았더라도 이러한 전략은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와 IDC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PC 출하량은 9200만대로 전년동기대비 3.2% 늘었지만 시장 예상치인 5.1% 증가에는 미치지 못했다.
반면 애플 아이패드 출하량은 급증해 세계 3위 PC업체 델의 판매량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작년해 처음으로 아이패드를 선보인 이후 현재까지 총 4000만대를 판매해 253억달러의 매출을 거둬들였다.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트 리서치는 연말 쇼핑 대목이 낀 4분기 동안 아이패드가 약 2000만대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엘피다를 비롯한 글로벌 D램 업체들은 이 같은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D램 업체들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로운 윈도우의 성공과 함께 글로벌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면서 D램 수요를 지속적으로 이끌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지난 2008년 4분기 MS 윈도우의 판매량은 8% 감소하는 등 예상치인 10% 증가에 크게 못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