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지은 기자
2011.10.04 11:03:11
이종우 센터장 "1600선까지 하락 가능"
이원선 센터장 "실물경기 개선 주목하라"
[이데일리 김지은 기자] 4일 코스피 지수가 100포인트 이상 급락하고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크게 휘청이고 있다.
지난 3일 개천절 연휴로 국내증시가 휴장한 사이 글로벌 주식시장이 크게 빠지면서 4일 국내증시가 여타 국가에 비해 크게 타격을 받는 모습이다.
연휴 기간 동안 새로운 악재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주 유럽 주요국 의회에서 재정안정기금(EFSF) 증액 법안 통과로 금융시장 안정에 대한 기대감을 가졌던 투자자들이 재차 확산된 그리스 위기를 큰 악재로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주식시장이 예상외로 큰 폭으로 빠지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 역시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해 `설왕설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만큼 1600선까지는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보수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실물경제가 양호하다는 점에 주목, 긍정적인 전망을 조심스레 제기하고 있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600선까지는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코스피 지수는 필요 이상으로 올라왔고, 이 과정에서 여타 증시보다 훨씬 크게 떨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었다는 것. 이에 따라 그리스 악재가 발생하면 지수가 과도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미 고점대비 25% 넘게 하락한 만큼 대세 상승이 훼손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지난 주 테스트한 상단 1750선과 하단 1600선 사이에서 지루한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역시 "연저점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스피 지수의 연저점은 지난 9월26일 1644.11.
그는 "외국인이 자금 이탈을 멈추고 경기 리스크가 고점을 찍어야 반등 기대감을 가질 수 있다"며 "현 시점에서는 반등을 섣불리 기대하기보다는 일일이 확인하고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것이 새로운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성봉 삼성증권 시황팀장은 "미국과 유럽시장이 침체되면서 그나마 믿었던 돌파구는 중국시장이었다"며 "미국 더블딥 우려와 그리스 악재에 중국 경기침체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지수 낙폭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경절 연휴 이후 중국 정부가 시장에 조치를 내릴 것으로 기대하지만, 구체적인 플랜을 예상할 수 없는 만큼 당분간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현 상황에서는 기존 연저점 이탈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며 "일단 정책 이슈를 확인하고 대응하는 게 안전하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미국의 실물지표가 긍정적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주가가 지나치게 빠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워낙 커진 상황이라 좋은 소식을 다 덮어버리고 있지만 다음달 이후에는 분위기가 조금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간밤 미국의 실물지표가 양호하게 발표된 점에 의미를 부여할 만 하다는 것.
그는 "실물부문이 더블딥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되면 예상보다 덜 나쁘다는 것이 반등의 재료가 될 것"이라며 "신용경색 같은 것들이 심리를 무너뜨리지 않는다면 의외로 회복이 빠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역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악재가 되고 있지만, 실제 경제지표는 양호하다"며 "현재 시장에서 젝되는 악재는 형체가 없는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주가는 그리스 파산 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며 "독일 의회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안 승인 이후로 유로존 위기 해결 가능성도 좀 더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투자심리가 개선되면 주가 역시 빠르게 반등할 수 있는 만큼 현 시점에서 그리 겁을 낼 필요가 없다는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