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혁명ⓛ)SK에너지의 미래 전략..`생각이 에너지다`

by전설리 기자
2010.08.30 12:31:00

SK에너지 "녹색 시대, 기술력으로 승부"
전기차 배터리·그린폴 사업화

[이데일리 전설리 기자] 올 여름 지구촌은 홍수와 가뭄 등 기상 이변으로 몸살을 앓았다. 기후 재앙의 원인은 지구 온난화, 온난화의 주범은 바로 이산화탄소다.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경제 시스템을 내버려 둔다면 인류는 공멸하고 말 것이라는 경고가 예사롭지 않다.

`인류의 터전` 지구를 보존하기 위해, 화석연료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산업 혁명, 정보화 혁명에 이은 `녹색(Green) 혁명`이 꿈틀거리고 있다.

녹색 혁명에 대비해 국내 정유사들도 큰 폭의 변신을 모색중이다.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기술과 소재 발굴에 사활을 걸었다. 에너지 절감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녹색 혁명에 대비한 국내 정유 4사의 치열한 생존 전략을 집중 조명해본다.[편집자주]

`생각이 에너지다` 최근 SK에너지(096770)가 내놓은 광고 슬로건이다. 과거 `SK에너지=정유사`라는 인식에서 탈피해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발돋움하려는 SK에너지의 미래 전략이 잘 드러나 있다.

종합 에너지에서 석유를 제외한 나머지는 대부분 미래 에너지, 신소재다. 리튬이온 배터리, 바이오 부탄올, 수소 스테이션, 그린폴(Green Pol), 무공해 석탄에너지(Green Coal) 등이 그 주인공. 모두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생각이 에너지다`라는 슬로건과 일맥상통한다.

이 가운데 SK에너지가 가장 가까운 미래 사업으로 중점 추진중인 사업은 바로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와 그린폴. 전기차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인다는 점에서, 그린폴은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플라스틱을 만든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이다.

구자영 SK에너지 사장은 "기술 기반의 새 성장 엔진 발굴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겠다"며 녹색 성장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자동차는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7%를 차지한다.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자동차 혁신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자동차 없는 삶은 이미 불가능해졌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그린카`다.
 
그린카란 기존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아 이산화탄소 등이 발생하지 않는 무공해 동력 시스템을 장착한 자동차 또는 기존 내연기관 대비 연비가 높고, 배출가스나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적은 차를 말한다.

SK에너지는 세계 그린카 4대 강국에 진입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히는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 개발에 매진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말 다임러 그룹 산하 미쯔비시 후소의 하이브리드 상용차에 장착될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현대자동차가 개발중인 국내 첫 양산형 순수 전기자동차 `i10`와 기아차의 차기 양산형 전기차 배터리 공급업체로도 선정됐다.

구 사장은 최근 기업설명회(IR)에서 "SK에너지의 기술력이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며 "앞으로 (2차전지와 관련해서) 더 놀라운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같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SK에너지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의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지난 5월말 대전시 유성구에 위치한 SK에너지 기술원 내에 100메가와트(M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1호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이는 전기차 기준으로 연간 5000대, 하이브리드 차량 기준으로 8만대분의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7월에는 충청남도 서산시 서산일반산업단지 내 23만1000㎡(7만평) 부지에 2012년 완공을 목표로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증설하기로 하고 충청남도 및 서산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K에너지는 향후 배터리 부품소재부터 최종제품까지 전 과정의 기술을 확보, 소재 국산화에 기여함은 물론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SK에너지는 이미 분리막 부문에서 글로벌 3위를 기록중이다. 오는 2012년 6, 7호 생산라인이 가동되면 생산량은 현재의 3배인 연간 1억7800㎡ 규모로 확대된다.

2차전지 산업은 전기차, 에너지 저장 등의 용도로 사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세계 시장 규모가 올해 123억달러에서 10년 뒤인 2020년 779억달러로 6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SK에너지가 개발한 그린폴(上). SK에너지 기술원에서 한 연구원이 그린폴 관련 실험을 하는 모습
"통상 기술 개발에서 실험용 파일럿 플랜트까지 걸리는 기간이 5년이다. 그러나 그린폴은 2~3년이 걸렸다. 우리 연구원들이 몇 달간 밤 잠을 설쳐가며 연구한 결실이다"

대전시 유성구에 위치한 SK에너지 기술원. 면적 58만㎡(17만5000평)에 연구동과 30여개 파일럿 플랜트(시범 공장)가 둥지를 틀고 있는 이곳에서 600여명이 넘는 연구원들이 오늘도 SK에너지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그린폴 파일럿 플랜트도 이곳에 자리잡고 있다. 그린폴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만든 친환경 플라스틱.

SK에너지는 지난 2008년 본격 연구를 시작한지 2년만에 그린폴 파일럿 플랜트를 완성, 현재 상업화를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기존의 연구가 주로 이산화탄소를 모아서 저장하는데 머물렀다면 이 기술은 촉매 기술을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플라스틱의 원재료인 폴리머로 만드는 데까지 발전시킨 것이다.

SK에너지는 이 기술로 기존에 플라스틱 원료로 사용된 나프타의 사용을 줄이는 동시에 탄소배출권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SK에너지가 개발한 그린폴은 기존 플라스틱에 비해 공기와 습기 차단 효과와 투명도가 뛰어나다. 불에 태울 경우 그을음이나 유해가스가 발생하는 폴리염화비닐(PVC), 폴리스티렌과 달리 물과 이산화탄소만으로 분해된다는 점에서 환경 친화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