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해외 한국어교육센터 신설 추진

by신하영 기자
2024.11.25 10:00:28

교육부 ‘해외 한국어교육 활성화 방안’ 제시
듀오링고 한국어학습, 이탈리아 제치고 6위
“한국어교육 실태조사·보급전략 수립 역할”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교육부가 해외 한국어교육 지원센터 신설을 추진한다. 한류를 등에 업고 매년 확산 추세인 해외 ‘한국어 배우기’ 바람에 탄력을 더하기 위해서다.

지난 7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에서 열린 ‘제4회 외국인유학생 취창업페어’ 박람회장을 찾은 유학생들이 참가 기업 인사 담당자와 상담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교육부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9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의 ‘해외 초·중등학교 한국어교육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국내 유학·취업 등에 활용하는 한국어능력시험(TOPIK) 지원자 수는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21만8869명에 그쳤던 TOPIK 지원자 수는 2021년 33만16명, 2022년 35만7395명, 2023년 42만1812명, 2024년(8월 말 기준) 42만8585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유학생 수도 2020년 15만3695명에서 2023년 18만1842명으로 증가했다.

전 세계 1억360만 명이 이용하는 미국 모바일 학습 플랫폼 듀오링고에서도 한국어 학습 순위가 이탈리아어를 제치고 2022년 7위에서 2023년 6위로 올라섰다.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한 국가도 2014년 11개국에서 지난해 24개국으로 늘었으며 대입 과목으로 채택한 곳은 같은 기간 4개국에서 10개국으로 증가했다. 학교에서 한국어 교육반을 운영하는 국가는 2023년 기준 47개국 2154개교에 달한다.

교육부는 한국어 학습 확산이 해외 친한·지한파 인재 양성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내 유학생 증가에도 영향을 미쳐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 충원난을 겪는 국내대학에 도움이 되고 있다.

교육부는 해외 한국어 학습을 더욱 확산하기 위해 한국어교육 지원센터(가칭) 신설을 추진한다. 이곳에서는 한국어교육 실태조사를 실시,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 한국어 보급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한국어 교원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국가별 맞춤형 한국어 교육과정 개발을 지원하는 역할도 맡는다. 현재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는 신설 한국어교육 지원센터 운영 예산 2억원이 신규 반영된 상태다.



아울러 해외 한국어교육 신규수요를 발굴하기로 했다. 외국과의 교육 교류·협력 추진 시 이와 연계한 초·중등 한국어 보급 방안을 마련하는 게 골자다. 예컨대 해외 현지 학교의 방과 후 한국어반 개설을 지원한 뒤 정규교과 시범운영, 제2외국어 또는 제1외국어 채택, 대입 과목 채택 등으로 발전시키는 방식이다.

또한 교육부가 운영하는 한국교육원(19개국, 43개원)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 중인 한국문화원(30개국, 35개원)·세종학당(88개국 256개소) 간 연계·협업을 강화, 한국어 보급 사업의 효과성을 높일 계획이다.

TOPIK 역시 인터넷 기반 시험(IBT) 시행 횟수를 내년부터 2배 늘린다. TOPIK 응시수요는 늘고 있는데 지필고사로는 시행 횟수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어서다. 지필고사는 시험이 끝나면 이를 수거해 국내에서 채점하는 방식인 반면 IBT는 이런 과정을 인터넷으로 대체할 수 있다.

교육부는 TOPIK 인터넷 기반 시험을 올해 6개국에서 연 3회 시행한 데 이어 내년에는 13개국 연 6회로 2배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는 한국을 비롯해 몽골·우즈베키스탄·인도네시아·중국·필리핀에서만 IBT가 시행됐다면 내년에는 여기에 더해 루마니아·말레이시아·미국·베트남·태국·파라과이·파키스탄에서도 IBT가 시행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한국어교육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응해 한국어 교사 파견을 확대하고 현지 교원 양성 과정을 확대·운영할 것”이라며 “한국어능력시험 지원자 수도 증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TOPIK 시행 규모를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온라인으로 TOPIK에 응시하는 디지털 플랫폼 구축 사업을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