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카다피軍 숨통 죄기`..석유 보급로 차단 검토
by김기훈 기자
2011.04.26 10:07:03
리비아, 산유량 비해 정제시설 적어
탱크 등 중화기 사용 무력화 목적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미국과 영국이 연이은 공습에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를 압박하기 위해 카다피군에 대한 석유 수송로를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탱크 등 카다피군의 중화기 사용을 약화시킨다는 계획이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영국 고위 관료의 발언을 인용, 보도한 데 따르면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과 리암 폭스 영국 국방장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리비아 사태 해결을 위한 논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양국의 핵심 장성 2명이 함께 했다.
참석자들은 리비아 군사작전의 방향과 카다피군의 세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방안에 대해 의논했다. 그중에서도 카다피군의 거점이 있는 수도 트리폴리로의 해상 석유 보급로 차단의 필요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리비아는 세계 8위 산유국이지만 석유 생산 규모에 비해 정제시설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리비아는 자국에서 생산된 상당량의 석유를 외국으로 보내 정제 처리 이후 다시 들여오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이 점을 이용, 해외에서 트리폴리로 들어오는 정제유를 리비아 해상에서 막는다는 계획이다.
카다피군은 정제유 중에서도 디젤의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어려운 상황에 놓일 공산이 크다. 영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사륜구동 자동차와 탱크 등을 이용한 이동식 전투에 있어 디젤은 매우 많이 필요하다"며 "카다피군의 디젤 공급이 차단된다면 물품 수송에 차질은 물론 방어선 구축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리비아 공습작전을 주도하고 있는 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는 이날 카다피의 트리폴리 관저를 집중적으로 폭격했다. 리비아 정부군 대변인은 이번 공습으로 모두 45명이 부상했고, 공습 이후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나토는 리비아 공습 강화를 천명하며 민간인들에 대피할 것을 주문한 바 있으며, 일각에서는 나토가 카다피 암살작전에 사실상 돌입했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