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조달 신기록 세운 유럽 PE들…상반기 174.6조 모았다

by김연지 기자
2024.10.07 11:40:17

프레킨 ''유럽 대체투자 보고서 2024'' 발간
유럽 PE들, 상반기 LP들로부터 174.6조 조달
전통자산&대체자산에 골고루 투자한 것에 점수
"크지 않으나 ''확실한 수익''이 한 몫 거들어"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유럽 사모펀드(PEF)운용사들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출자자(LP)들로부터 기록적인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수년간 전통자산뿐 아니라 사모대출과 인프라 등 대체자산에 대한 투자를 점진적으로 강화하면서 리스크를 분산시킨 것에 큰 점수를 준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픽사베이 갈무리)
7일 글로벌 대체투자 정보업체 프레킨이 최근 낸 ‘유럽 대체투자 보고서 2024’에 따르면 유럽 사모펀드운용사들은 올해 상반기 LP들로부터 1180억유로(약 174조 6317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하반기에도 이 정도 속도와 규모를 유지한다면 유럽 자본시장은 사상 최대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프레킨은 LP들이 유럽에 막대한 자금을 쏟은 이유로 ‘유럽계 운용사들의 투자 전략 다각화’를 꼽았다. 운용사들이 전통자산에만 치중한 것이 아니라 대체자산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 투자 리스크를 분산시켰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의 대체투자 점유율은 상반기 기준 전 세계의 20.9%를 기록했는데, 특히 운용사가 사모로 자금을 모아 회사채와 기업 대출, 구조화 상품에 투자하는 ‘사모신용’과 인프라 투자 비중이 높았다.

흥미로운 점은 LP들이 유럽에서도 특히 북유럽 기반 사모펀드운용사들에 큰 자금을 쏟았다는 점이다. 북유럽계 사모펀드운용사들은 경기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시장 상황과 지리적 특성에 맞는 뚜렷한 전략을 내세워 자금을 운용해왔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북유럽에서 결성된 펀드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은 중소·중견기업 투자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입각한 투자 전략을 앞세웠다.



여기에 북유럽은 북미와 유럽 여느 시장보다도 우수한 수익률을 내기에 적합한 환경을 갖췄다는 평가도 받는다. 기업들이 높은 수준의 투명성과 거버넌스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바이아웃 이후 성장이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실제 북유럽계 사모펀드운용사들은 이러한 기조에 힘입어 기록적인 규모의 펀드를 속속 결성했다. 대표적으로 스웨덴 기반의 피델리오캐피탈은 지난해 6월 1조 4318억원 규모의 바이아웃펀드를, 같은 지역의 프로큐리타스캐피탈은 5727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했다. 올해에는 조 단위 펀드가 속속 결성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노르웨이 쿠베라캐피탈은 LP들로부터 올해 1조 2000억원을 조달해 펀드를 결성했고, 스웨덴 EQT는 30조원 규모의 크로스보더 펀드를 결성했다.

프레킨은 “유럽 운용사들이 기록적인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 데에는 투자를 광범위하게 집행하면서 리스크를 분산시킨 것이 주효했다”며 “여타 지역 대비 수익이 크지 않더라도 확실히 올렸고, 투자 리스크는 낮다고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프레킨은 다만 “유럽은 북미 대비 운용자산을 빠르게 늘리는 지역은 아니다”라며 “이러한 특성상 하반기에는 출자받는 규모나 펀드 조성 규모가 줄어들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