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무연 기자
2018.08.19 17:24:09
내국인의 국내 패키지 여행 비율 감소
패키지 여행 핵심 ''유커'', 사드 이전 수준 회복 못해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국내 여행을 전문적으로 알선하는 소규모 여행사가 줄이어 회생법원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내국인의 해외 여행 선호도가 점차 높아질 뿐 아니라 국내 단체관광의 핵심이었던 중국 관광객 수가 사드(THAAD)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한 탓이다. 여행업체 수도 급증해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이라 앞으로 회생법원을 찾는 소규모 여행업체 수는 늘어날 전망이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16일 성우관광여행사가 간이회생절차를 개시한다고 공고했다. 앞서 지난 1월 봉마관광도 서울회생법원에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 업체들은 모두 연매출이 50억에 미치지 못하는 소규모 여행사다.
소규모 여행사 경영이 갈수록 힘에 부치는 까닭은 해가 지날수록 국내 관광업황이 어려워져서다. 우선 내국인의 국내여행 선호도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전문리서치 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1월~5월의 내국인의 국내여행 경험률(지난 3개월간 1박 이상 국내여행 경험)은 66.2%를 기록했다. 지난해(69.1%)보다 2.9%p 낮아진 수치다.
국내 여행 방법 중 패키지여행을 이용하는 비율도 지난해는 4%선을 유지한 반면 올해 상반기에는 2%로 줄어들었다. 전세버스를 대절해 내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던 소형 여행사와 전세버스 대절업체의 수입원이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든 셈이다.
특히 중국 관광객의 유입이 사드 배치에 따른 한중갈등으로 줄어든 것이 뼈아팠다. 사드 갈등이 촉발되기 전인 2016년에는 상반기 동안 382만명의 중국 관광객이 한국을 찾았다. 그러나 사드 갈등으로 중국 정부가 한국 관광을 제한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은 225만명까지 줄었고 올해도 217만명에 그쳤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국내 중소여행업체에 직격타로 이어진 것은 다른 나라에 비해 중국 관광객이 패키지 상품을 이용해 단체 관광에 나서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단체 관광을 이용하는 국내 중국 관광객 비중은 전체의 40%를 차지하는 반면 여타 국가는 25%선에 그친다.
줄어든 먹거리에 비해 여행사가 비약적으로 늘어나 경쟁이 격화된 것도 소형 여행사들이 경영을 이어가기 어려운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2016년 상반기 1만9367개였던 여행업체는 올해 상반기 2만1637개까지 늘어났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6년부터 여행업 등록의 자본금요건이 절반 가량 낮아져 여행업 등록사업자가 크게 늘었다”며 “국내 여행시장 경쟁이 격화되면서 도태되는 소형업체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