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발사]'광명성' 발사 성공, 北 ICBM 기술 진일보 평가

by김관용 기자
2016.02.07 14:38:00

북한 "발사 9분46초만에 자기 궤도 진입 성공"
북한 장거리 로켓, 예정 거리 비행 판단
핵탄두 소형화 탑재 기술 실험한듯
대기권 재진입체 기술까지 확보시 ICBM 개발 성공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이 7일 오전 쏘아올린 장거리 로켓 ‘광명성4호’가 성공적으로 궤도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장거리 탄도미사일, 즉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북한의 기술력이 진일보 한 것으로 평가된다.

군 관계자는 이날 “북한의 발사체가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한미 양국이 공동으로 1차 평가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발사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는 추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북한 역시 조선중앙방송 등을 통해 “지구 관측 위성인 광명성4호를 궤도에 진입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북한 주장에 따르면 광명성호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발사된지 9분 46초만에 자기 궤도에 진입했다.

북한의 간판 아나운서인 리춘희가 7일 오후 12시 30분(평양시간 정오) 특별 중대보도를 통해 광명성 4호가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YTN 화면 캡쳐]
북한이 발사체를 궤도에 진입시켰다는 것은 장거리 미사일이 예정 거리를 비행했다는 의미다. 장거리 미사일 실험 성공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앞서 2012년에도 1~2단 추진체가 정상적으로 분리돼 궤도 진입에 성공했지만 조악한 수준이었다. 이번 장거리 로켓은 이전 보다 진일보한 수준이라는게 우리 정보 당국의 분석이다.

북한은 그동안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면서 이를 지구 관측 위성인 ‘광명성’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군 당국과 국제사회는 이를 장거리 미사일로 판단한다. 사실상의 ICBM을 위한 기술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인공위성을 위한 발사체와 장거리 미사일 로켓은 기술적으로 동일하다. 국방부가 발간한 ‘대량살상무기(WMD)에 대한 이해’ 보고서에 따르면 로켓에 탄두를 장착하면 탄도미사일이 되고 위성을 탑재하면 우주발사체가 된다. 일부 기술만 변경하면 인공위성은 탄도미사일로 쉽게 전환이 가능하다.

우주발사체는 기본적으로 위성체의 궤도 진입이 목적이지만 탄도미사일은 탄두의 목표지점 도달을 위한 것이다. 핵 개발로 인해 경제 재제 등의 고초를 치렀던 북한은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1998년 첫 장거리 로켓을 발사 당시 이를 인공위성인 광명성이라고 우겼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대포동 미사일’로 규정했으며 2009년 광명성2호에 대해서도 대포동2호 라고 명명했다. 2012년 두 차례 쏘아올린 장거리 미사일의 경우에는 북한은 이를 광명성 3호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7일 오전 함경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서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 광명성 4호의 발사 순간을 공개했다. [YTN 화면 캡쳐]
이번 광명성 4호의 궤도 진입 성공으로 북한은 사거리 1만3000Km 이상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 성공을 눈 앞에 둔 것으로 평가된다. 발사대가 2012년 50m에서 올해 67m로 17m나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핵폭탄 소형화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거리 미사일에 핵을 탑재할 경우 미국 본토 전역이 핵 위협 사정권에 든다.

앞서 북한은 광명성1호 발사시에는 무게 30kg 수준의 위성을 탑재했는데 이후 광명성2호와 3호에서는 무게 100kg의 위성을 탑재했다. 이번에 탑재한 위성의 무게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최대 500kg 이상을 탑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핵탄두 무게를 소형화 시킨다 하더라도 최소한 중량이 500Kg 정도다.

미국 CNN은 이날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과 같은 종류의 로켓은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위성발사체인 운반로켓을 장거리 미사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핵탄두 소형화 뿐 아니라 대기권 재진입체와 유도제어 기술이 꼭 필요하다.

재진입체 기술은 장거리 미사일의 탄두가 대기권을 뚫고 나간 뒤 다시 대기권으로 진입할 때 발생하는 엄청난 열과 충격을 이겨내고 안정적으로 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북한의 경우 중거리 수준의 재진입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으로 1만 Km를 비행하는 ICBM급의 재진입체 기술 확보에 대해서 군 당국은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도 제어 기술은 이미 상당한 수준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2012년 12월 발사했던 장거리 미사일의 1단 추진체는 주 추력엔진 외에도 자세 제어를 위한 소형추력기를 추가로 장착했다. ‘로켓노즐 조향베인’ 장치를 이용했던 2009년 이전의 스커드·노동 미사일 보다 추력제어기술 능력이 훨씬 향상됐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