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 구글에게 완전히 밀렸나?`

by김경인 기자
2006.07.21 11:36:35

실적악화에 주가 급락
시장 반응 `과도했다`..저가매수

[이데일리 김경인기자] 세계 2위 검색엔진 야후가 단 하루동안 시가총액의 5분의 1을 까먹었다. 전 세계 인터넷시장을 주름잡으며 승승장구하던 과거를 떠올려보면, 야후 역사상 가장 큰 위기 상황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야후는 지난 19일(현지시간) 2분기 순이익 1억643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비 78%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이와함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꼽혔던 새로운 검색툴 `파니마`의 출시까지 연기하겠다고 밝혀, 주가가 약 22% 대 폭락, 2004년 4월이후 최저점을 쳤다.

실망감에 대대적 투매에 나섰던 투자자들은 이제 급락 이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저가매수에 나설 때인가` 혹은 `주가가 더 하락할 것인가`, 시장 분위기 읽기에 여념이 없다. 이에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야후, 구글 못 잡는다..`투매`

`야후 투매현상`의 이유는 단순한 실적 위축 이상. 업계 최강자로 부상한 구글과의 격차를 결코 좁힐 수 없다는 `포기`에서 나왔다. 주가와 시가총액은 물론 시장점유율 차이까지, 더 이상 야후를 구글의 경쟁자라 부르기도 민망한 상태다.

CNN머니는 20일(현지시간) 부진한 실적보다도 `파나마` 출시 지연이 투자자들에게 더 큰 충격을 줬다고 진단했다. 야후는 실적 발표 후 새 검색툴인 코드명 `파나마`의 출시를 3분기에서 4분기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에 투자자들은 `파나마`의 연기로 인해 올 하반기 검색시장에서 구글과 야후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예견하고 주식을 내던졌다. 설상가상 구글은 월가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해 시장을 만족시켰다.

◇시장 반응 `과도했다`..저가매수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파나마 출시 지연과 실적 부진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과도했다고 평가한다. 이와함께 비-키워드 검색광고 등 여타 사업부문 강세와 지나친 주가 급락을 고려해 장기 매수에 나설 시점이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솔라일증권의 로라 마틴 연구원은 시장의 투매는 이성적이라기 보다는 `패닉에 찬 과도한 행동`이라고 표현했다. 야후가 검색사업을 중단하지 않는 한 너무 가혹한 대응이라며 야후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했다.

스티플 니콜라우스의 스콧 데빈 연구원은 "야후의 주가는 현재 2007년 실적 대비 10배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며 "미디어 업종의 평균을 고려해도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야후에 대해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야 할 때"라고 권고했다.

이들은 투자자들이 야후의 브랜드 광고사업, 배너와 비디오 광고 및 다른 비-키워드 검색사업을 저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와함께 올 하반기 야후의 브랜드 광고 매출만 35~40% 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지어 야후의 경쟁사들 조차 투자자들의 편향된 시각을 지적한다. 애스크닷컴(Ask.com)의 짐 랜존 최고경영자(CEO)는 "야후의 매출은 26% 증가했다"며 "회사 규모를 고려할 때 매우 큰 성장세임에도 사람들은 이를 간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성장성 의심된다..`보류`

그러나 야후의 성장성 한계가 주가를 더 끌어내릴 것이란 우려도 만만찮다. `파나마` 출시 지연으로 인해 구글과의 격차를 좁힐 기회를 잃게 됐다고 판단이, 저가 매수를 꺼리게 만들고 있다.

잭슨증권의 브라이언 볼란 연구원은 "야후 주식에 대해 여전히 조심스러운 전망을 가지고 있다"며 "성장 투자자들이 팔기 시작한 때부터 가치 투자자들이 사기 시작할 때까지는 갭이 꽤 크다"고 지적했다.

번햄펀드의 존 번햄 연구원은 "야후 주식에 투자한 돈은 한동안 없는 셈 쳐야 할 것"이라며 "`파나마` 출시를 연기하겠다고 밝힌 이후부터는 야후에 대한 기대가 별로 없다"고 혹평했다.

한편 야후의 주가는 전일 정규장에서 소폭 반등했으나, 시간외에서 다시 약세를 탔다. 야후는 이날 0.92% 상승한 24.27달러로 정규장을 마감했으며, 시간외에서 다시 0.08% 하락한 25.25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