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힐러리는 트럼프보다 표 많이 받고도 왜 졌나요?
by방성훈 기자
2024.11.03 19:29:32
[美대선 D-2]알쏭달쏭 미국 선거제도
전국민이 투표하지만 간접선거인 이유
선거인단? 승자독식? 우편투표?
최종 결과는 언제쯤 확인할 수 있나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11월5일)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미 총 2억4000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유권자 가운데 2일(현지시간) 기준 7000만명 이상이 사전투표(대면+우편)를 마쳤다. 우리나라와 달리 우편으로도 사전투표가 가능해 참여율이 높은 편이다. 미국은 또 간접선거 방식으로 대통령을 뽑기 때문에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승리하지 못할 수 있다. 2016년에도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전체 득표에서 300만표 가까이 앞섰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승리를 양보해야 했다. 갈수록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미국의 대선 방식을 일문일답으로 풀어본다.
|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한 커뮤니티 센터에서 주민들이 사전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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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적으로 각 주(州)를 대표하는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선출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미 대선은 전 국민이 투표하지만, 사실상 대통령이 아닌 선거인단을 결정하는 절차다. 선거일은 11월 첫번째 일요일 다음의 화요일에 치르는 것으로 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올해는 11월 5일이다. 유권자가50개 주별로 각각 투표를 진행해 선거인단을 뽑고 나면, 선거인은 12월 두 번째 수요일이 지난 후의 첫 월요일(올해는 12월 16일)에 각 주민들이 투표한 후보에게 대신 표를 행사한다. 1차와 2차에 걸쳐 투표를 하는 것이다. 최종 결과는 선거인단 투표 이후에 나오지만 1차 투표 개표 이후 선거인단이 정해지면 사실상 결과가 나온다.
△선거인단은 각 주마다 하원의원과 상원의원 수를 합쳐 정해지며, 상원의원은 주마다 2명씩, 하원의원은 해당 주에 거주하는 인구에 비례해 할당된다. 하원의원이 한 명 추가될 때마다 선거인단도 한 명 더 갖게 된다. 전체 선거인단 수는 상원의원 100명, 하원의원 435명에 워싱턴DC 대표 3명을 더해 총 538명이다. 미 대통령이 되려면 이들 선거인단으로부터 과반 이상(270표)을 득표해야 한다. 미 헌법에서 10년마다 공식 인구 조사를 요구하기 때문에 선거인단 수도 10년마다 바뀔 수 있다. 가장 최근의 인구조사는 2020년에 이뤄졌다.
△ 이른바 ‘승자독식’(Winner-Take-All) 제도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위스콘신에 배정된 선거인단은 10명인데, 오는 5일 선거에서 승리한 후보가 10표를 전부 가져간다. 투표 결과 단 1표 차이로 이겼다 치더라도, 선거인단은 승자가 모두 가져가는 방식이다. 문제는 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 수가 지역별로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실례로 민주당 우세 지역인 콜로라도와 공화당 우세 지역인 앨라배마의 선거인단 수는 9명으로 동일하다. 만약 해리스 부통령이 콜로라도에서 90%의 표를 얻어 이기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70%의 표를 얻어 승리했다 치더라도, 확보한 선거인단 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똑같이 9명이 된다. 표를 더 많이 받고도 이기지 못할 수 있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선거인단이 약속과 달리 다른 후보를 찍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 주정부는 법으로 선거인단의 약속 이행을 구속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선거인 자격이 박탈된다. 주마다 금액에 차이가 있으나 벌금을 물리기도 하며, 사우스캐롤라이나와 뉴멕시코 등 일부 주에선 형사 처벌토록 규정하고 있다. 법으로 구속되지 않는 경우엔 정당이 선거인으로부터 지지 서약을 받을 수 있다고 미 대법원은 판결했다. 269표씩 동률이 나오게 되면 의회에서 대통령과 부통령을 최종 선출한다.
△사전투표는 크게 현장투표와 우편투표로 나뉜다. 미국의 각 주정부는 대부분 등록 유권자들의 요청에 따라 혹은 자동으로 사전 투표용지를 발송한다. 용지를 받고 나면 우편으로 투표하거나, 정해진 기간 동안 투표소에서 직접 투표할 수 있다. 일부 주에서는 이메일이나 팩스로 투표용지를 보내는 방법도 가능하다. 선거 당일에 직접 투표하려면 길게 줄을 서며 오래 기다려야 하는 데다, 학업·직업 등의 이유로 멀리 거주하는 경우가 많아 유권자는 물론 주정부도 우편투표를 늘리는 추세다. 해외에 거주하는 경우엔 사전 신청 후 부재자 투표를 할 수 있다. 이 역시 우편으로만 이뤄진다.
△주마다 투표 시기·절차·방법에 차이가 있을 뿐더러, 대통령 뿐 아니라 주지사, 상·하원 의원, 지역 공직자 등에 대한 투표도 함께 진행되기 때문이다. 애리조나의 경우 한 번에 13명에 대한 투표가 동시에 진행되며 우편투표가 많다. 또 투표 후 5일 동안은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수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표에만 최장 13일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워싱턴·캘리포니아·콜로라도·하와이·네바다·오레곤·유타·버몬트·컬럼비아 특별구까지 8곳에서는 거의 모든 투표가 우편으로 이뤄진다. 우편투표 용지가 제때 도착했는지 등 무효표가 나오지 않도록 철저하게 검증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반면 많은 주에서 선거 당일 저녁이나 다음 날 새벽에 윤곽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올해는 2020년 부정선거 논란이 제기됐던 상황에서 7개 경합주에서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데다, 역대급 사전투표율이 예상돼 최종 결과 발표도 늦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예를 들어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애리조나(선거인단 11명)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주에서 각각 확보한 선거인단 수 차이가 11명보다 적을 경우 최종 승부는 애리조나 결과에 따라 갈릴 수 있다. 최종 선거 결과는 그 때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