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CEO, 프랑스에서 체포
by정다슬 기자
2024.08.25 15:41:21
텔레그램 범죄수단으로 악용에 따른 관리부실 혐의일듯
러시아 정치가, 머스크, 캐네디 등 프랑스 비판…"전제주의 국가"
|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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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가 24일(현지시간) 프랑스 경찰에 체포됐다.
프랑스 TFI TV와 BMF TV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드로프 CEO가 파리 부르제 공항에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체포 당시 두로프는 자신의 여자친구와 함께 개인 전용기를 타고 아제르바이잔을 출국해 프랑스로 입국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경찰은 아직 두로프의 체포 이유에 대해 설명하지 않고 있다. 다만 프랑스 현지 언론은 관리자 부족 등 부실한 관리로 인해 텔레그램이 각종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고 판단해 이에 대한 예비조사 차원에서 체포 영장을 발부받았다고 보도했다.
현재 전 세계 9억여명이 사용하는 세계적인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이 된 텔레그램은 콘텐츠에 대한 회사의 간섭이 전혀 없고 종단간 암호화 프로그래을 사용할 수 있어 보안성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동 등 분쟁 및 전제주의 국가에서 특히 활발하게 사용된다.
러시아 출생인 두로프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에서 언어학 학위를 받고, 2006년 형 니콜라이와 함께 러시아판 페이스북인 ‘프콘탁테(VK)’를 창업했다. 그러나 VK가 수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러시아 당국이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VK사용자 정보를 달라고 요구하자 이를 거절하고 VK지분을 매각한 뒤 러시아를 떠났다. 2013년 텔레그램을 창업해 두바이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세인트키츠 네비스, 아랍에미리트(UAE)와 프랑스에서 시민권을 취득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두로프의 재산은 155달러(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는 최근 자신의 정자를 12개국 100쌍 이상의 부부에게 기증해 생물학적으로 100명이 넘는 아이들의 아버지라고 밝히기도 했다.
두로프 체포에 대해 미하일 울리야노프 빈(비엔나)국제기구 러시아 상임대표는 프랑스가 독재 국가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엑스(X)에 “순진한 사람들은 국제 정보 공간에서 눈에 띄는 역할을 한다면 전체주의적 사회로 나아가는 국가를 방문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적었다. 두로프가 방문한 프랑스가 전체주의적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2030년에 유럽에선 밈(meme)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체포될 것”이라고 비꼬았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언론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몇몇 러시안 블로거들은 25일 전세계 프랑스 대사관에서 항의 시위를 하자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