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선택 생각한 청소년 2년째 증가… 중2 가장 많아
by황병서 기자
2023.12.10 16:12:04
학생 10명 중 4명 “심각한 스트레스”
생활밀착형 상담사 늘리고 전문성 강화 방침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세상을 떠날 극단적인 생각을 해본 경험이 있는 청소년 비율이 최근 2년간 상승 반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학생보다는 여학생이, 학년별로는 중학교 2학년 학생의 자살 생각률이 높았다.
1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국 중·고등학생 5만여 명을 상대로 건강상태를 조사한 결과, 최근 1년간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는 학생은 전체의 14.3%로 조사됐다. 특히 여학생(17.9%)은 10명 중 2명 가까이 자살을 생각해 남학생(10.9%)보다 문제가 심각했다.
이 비율은 조사가 처음 시작된 2005년부터 3년간 20%를 넘었다가 2008년 10%대로 하락하고는 이후 대체로 내림세를 탔다. 2020년에는 10.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이듬해부터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학년별로 보면 남녀를 통틀었을 때 중학교 2학년생의 자살 생각률이 15.8%로 가장 높았다. 자살을 생각하는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같은 기간 계획률과 시도율도 매년 올라 지난해 각각 4.5%와 2.6%를 기록했다.
학생들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지난해 41.3%인 것으로 집계됐다. 스트레스 인지율은 평상시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끼는 사람의 비율로, 학생 10명 중 4명이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셈이다.
최근 1년간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적이 있음을 의미하는 우울감 경험률의 경우 지난해 28.7%였다. ‘중등도’ 이상의 불안을 느끼는 학생(범 불안장애 선별도구 평가에서 총점 21점 중 10점 이상)은 12.7%였다. 중등도 이상 범 불안장애 경험률도 조사가 시작된 2020년(11.2%)을 기점으로 오르고 있다. 최근 12개월 동안 자주 또는 항상 외로움을 느낀 학생의 비율도 2020년 조사 시작 이래 두 해 연속 올라 지난해 18.9%를 기록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5일 학생들을 포함한 전 국민의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초중고 학생에 대해서는 마음건강 문제를 일찍 발견하고 상담을 지원하는 체계를 강화키로 했다. 특히 자살·자해 시도, 우울·불안 등 정신건강 위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생활밀착형 상담사를 늘리고, 전문성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소속의 생활밀착형 상담사는 현재 1398명이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