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방성훈 기자
2016.12.18 13:56:30
137억弗 규모 1억7470만 비트코인 거래..전월比 50%↑
1비트코인 가격, 한 달만에 700弗→780弗 '껑충'
中 투자자, ‘규제 회피’ 위해 달러화 대신 비트코인 거래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전 세계 전자화폐 유통량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비트코인 거래 규모가 지난 달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인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위안화 약세를 피해 달러화로 자산을 옮기는 과정에서 외환 규제를 우회하려고 전자화폐로 갈아탄 영향이다.
일본 닛케이 신문은 18일(현지시간) 지난 달 137억 달러(한화 16조 2630억원) 규모의 1억7470만 비트코인이 거래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대비 50% 급증한 것으로, 올해 3월 기록한 기존 최대 거래량 1억4860만 비트코인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비트코인 거래량이 급증한 것은 트럼프 당선인 취임 후 미국 경제정책이 통화정책에서 재정정책으로 전환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를 확정지은 지난 달 8일 이후 미국의 금리가 상승, 중국에서 자금 유출이 지속되면서 위안화가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위안화 약세에 대한 보험 성격으로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는데, 중국인이 달러화를 사려면 5만 달러(한화 약 5900만원)가 최대 한도다. 여기에 지난 달 중국에서 위안화의 해외 반출에 대해 새로운 규제가 생기면서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시장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중국인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가격도 치솟았다. 비트코인 데이터업체 ‘코인데스크 데이터’에 따르면 11월 초까지만 해도 1 비트코인은 700달러 근처에서 거래됐지만, 미국 대선 이후 수요가 몰리기 시작해 지난 13일에는 장중 788.49달러까지 뛰어 올랐다. 이는 2014년 2월 6일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비트코인은 2008년 ‘나카모토 사토시’란 가명을 쓰는 개발자가 지난 2013년 처음으로 세간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암호와 같은 수학문제를 풀면 그 대가로 비트코인을 얻을 수 있으며, 일반 PC 한 대로는 문제를 푸는 데 5년 가량 걸린다. 총 발행량은 2140년까지 2100만 비트코인으로 제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