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HBM3E 테스트 순조롭게 진행중"…로이터 보도 반박(종합)
by최영지 기자
2024.05.24 10:02:10
로이터 "삼성, 엔비디아 테스트 실패…발열·전력소비 탓"
삼성 반박 입장 내…"HBM 테스트 순조롭게 진행 중"
"지속 품질 개선…고객에 최상 솔루션 제공"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삼성전자가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공급에 대한 엔비디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자, 회사 측은 고객사와 제품 기술·성능을 조율 중인 상황이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삼성전자가 목표로 하는 올해 2분기 내 HBM3E 12단(H) 등 제품 양산이 이뤄질지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모아진다.
24일 로이터통신 등 소식통들은 삼성전자(005930)가 엔비디아에 HBM 제품을 납품하기 위한 테스트를 아직 통과하지 못했다며 그 이유로 제품 발열과 전력 소비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테스트에 실패한 이유가 처음 알려졌다고 언급했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크게 높인 제품이다. 방대한 데이터를 신속하고 끊임없이 처리해야 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구동하려면 HBM과 같은 고성능 메모리가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HBM 납품이 늦어지면 고객사는 물론 다수 빅테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로이터는 이어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는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을지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테스트 통과가 늦어질수록 SK하이닉스(000660), 마이크론 등과의 HBM 기술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우려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HBM 역량에 대한 의구심”이라며 “SK하이닉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로이터 보도에 대해 “테스트를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HBM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현재 다수 업체와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지속적으로 기술과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했다.
또 “HBM 품질과 성능을 철저하게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다”며 “모든 제품에 대해 지속적인 품질 개선과 신뢰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최상의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로이터에도 이같이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HBM이 고객 요구와 함께 프로세스 최적화가 필요한 맞춤형 메모리 제품인 만큼 고객과의 긴밀한 협력이 진행 중이라는 취지다.
|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3월 ‘GTC 2024’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HBM3E 12H 제품에 사인을 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부사장 SNS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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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내 HBM3E 12H 제품을 양산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곧 성과가 가시화할 것인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발표 당시 HBM 시장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HBM3E 12단 제품을 2분기 중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HBM3E 8H 제품은 이미 초기 양산을 개시했고, 빠르면 2분기 말부터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최근 위기 의식을 반영한듯 반도체 사업 수장을 교체했다. DS부문장을 경계현 사장에서 미래사업기획단장을 맡고 있던 전영현 부회장으로 바꾸는 깜짝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또 HBM 전담팀을 출범시키는 등 엔비디아로의 HBM 납품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에서 삼성전자를 “비범한 기업”이라고 치켜세우고 “삼성전자의 HBM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전자 HBM3E에 ‘승인한다’(Approved)라는 친필 사인을 남겨 공급 시기에 이목을 끌기도 했다.
한편 경쟁사의 경우 SK하이닉스가 한 발 앞서 HBM3와 HBM3E(8단) 납품을 성공했다. 마이크론도 엔비디아와 HBM3E 납품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