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기대 꺾인 테슬라…신제품·자사주매입 덕 좀 볼까 (영상)

by이정훈 기자
2022.10.20 09:57:31

3분기 조정EPS 1.05달러 `예상상회`에도 매출은 못 미쳐
車인도 부진에 서비스센터 확대 미흡…충전소 대폭 확대
4분기 실적 일단 낙관했지만…여러 악재도 상존해 있어
전기트럭 `세미`, 12월 납품, 사이버트럭 내년 중반 인도
머스크 "50억~100억달러 자사주 매입…애플 시총 넘을 것"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모두가 기대감을 안고 지켜봤던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 테슬라(TSLA)의 3분기 실적 발표가 막을 내렸다.

이익은 양호했지만, 기대에 못 미쳤던 매출 탓에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5% 넘게 하락했다. 다만 장시간 늦춰졌던 전기 트럭인 `세미(Semi)`와 `사이버트럭` 출시 일정, 창사 이래 첫 자사주 매입 약속 등이 나온 만큼 향후 주가가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주목된다.

19일(현지시간) 테슬라는 뉴욕 증시 마감 후 2022회계연도 3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1.05달러로,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0.99달러를 웃돌았다. 반면 매출액은 214억5000만달러로,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219억6000만달러였던 월가 전망치에는 못 미쳤다. 다만 자동차부문만 떼놓고 보면 매출은 양호했다. 186억9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55%나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33억3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의 16억6000만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자동차부문 총마진은 27.9%로, 전분기와 동일했고 월가 전망치보다도 낮았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텍사스 기가팩토리 증설과 베를린 기가팩토리 신설에 따른 램프업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아 제품 수율이 다소 낮아졌고 이것이 수익성 저하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램프업 완료 전까지 있는 일시적인 요인이라는 얘기다.

세부 실적을 보면, 전기차 생산은 늘었어도 (고객에 대한) 인도량이 줄었던 것이 약한 고리였다. 또 고객 불만이 컸던 서비스센터도 충분히 확대하지 못했다. 그래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를 기대하며 슈퍼차저와 같은 충전 인프라는 크게 늘렸다.

실제 3분기 전기차 생산량은 36만5923대로, 전년동기대비 54% 늘어난 반면 인도량은 34만3830대로 같은 기간 42% 증가에 그쳤다. 스토어 및 서비스센터도 728곳으로, 16% 늘리는데 머물렀다. 대신 슈퍼차저 충전소는 4283곳으로 32% 늘렸고, 충전기 대수도 3만8883기로 33% 늘렸다.

테슬라 3분기 영업 세부내용 요약


특히 IRA 수혜가 에너지 저장장치(스토리지)에서 먼저 터졌다. 3분기중 스토리지 설치규모는 2.1기가와트시를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무려 62%나 증가한 것이었다.



이제 관심은 4분기 실적 전망으로 넘어가고 있다. 일단 회사 측은 여전한 실적 악재가 있다고 신중했지만, 일런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테슬라는 공식 자료에서 “4분기에 원자재 비용 증가와 공급망 차질, 달러화 강세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보수적인 발언을 했다. 그러나 머스크 CEO는 “4분기 우리 제품의 수요는 충분히 강조하지 못할 정도로 훌륭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 공장들은 모두가 전 속력으로 가동되고 있고, 우리는 우리가 만든 모든 차를 다 팔 수 있을 것이고, 영업 마진도 강력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모두가 우려했던 중국과 유럽에서의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해서도 “중국은 주로 부동산부문에서 비롯된 침체를 보이고 있고, 유럽은 에너지로 인한 경기 침체 양상”이라며 상대적으로 우려를 낮게 봤다. 또 “그에 비해 북미 경제는 꽤나 건강한 상황”이라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신들이 해야하는 것보다 더 과도하게 긴축을 펴고 있지만, 곧 이를 깨닫고 다시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도 했다.

테슬라 사이버트럭 이미지


여전히 전기차 수요가 넘쳐나는 테슬라지만, 다른 완성차 업체에 비해 제품 라인업이 너무 빈약하다는 지적이 많은 건 사실이다. 그 때문에 투자자들은 테슬라가 언제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지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이날 테슬라는 일단 네바다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전기트럭인 ‘세미’가 12월부터 납품을 시작해 펩시코에 우선 인도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2024년이 되면 북미시장에서만 5만대 가까이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테슬라 주주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전기차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에 대해서는 “텍사스 기가팩토리에서 ‘모델Y’ 램프업을 완료하고 생산이 궤도에 오르고 나면 생산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테슬라는 사이버트럭이 현재 툴링 단계에 들어갔고, 2023년 중반이면 소비자들에게 인도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실적 발표 직전 한 월가 투자회사가 최대 14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요구하는 서한을 테슬라 이사회에 보낸 이후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로 떠오른 주주 이익 환원에 대해서도 머스크 CEO는 직접 화답했다.

컨퍼런스콜에서 머스크 CEO는 “내년이면 의미있는 자사주 매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고, “현재 이사회가 50억~1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승인하는 작업을 잠재적으로 보류 중”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애플의 시가총액을 훨씬 넘어설 수 있을 것이며, 쉽진 않겠지만 애플과 사우디 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를 합친 시총보다 더 올라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