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중동특수` 막내리나..작년 18% 수준

by이진철 기자
2011.03.02 09:51:34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리비아 등 북아프리카·중동 일대 정세불안이 급격하게 확산되면서 해외건설 수주의 텃밭인 중동시장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국내 건설시장의 장기침체로 올해 해외건설 수주에 중점을 두고 사업계획을 수립한 건설업체들은 목표달성 여부가 중동사태의 추이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이날까지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수주 실적은 62건, 64억2008만달러로 전년동기(75건, 269억875만달러)에 23%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 해외건설협회 (2011.1.1~3.2)


특히 올들어 중동지역의 수주는 13건 38억4079만달러로 전년(13건, 211억1388만달러)의 18%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처럼 연초 해외수주 실적이 지난해에 줄어든 것은 지난해 1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실적인 186억달러가 반영된 기저효과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태엽 해외건설협회 실장은 "지난해 1월의 경우 대규모 원전수주 실적이 한번에 포함됐기 때문이며, 올해와 비교시 이같은 금액을 뺄 경우엔 전년대비 80% 수준의 실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라며 "예정된 수주물량이 꾸준하게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리비아 사태와 올해 해외수주 실적을 연결짓는 것은 아직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동사태에 불구, KCC건설(021320)은 지난달 28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주베일 산업단지의 폴리실리콘 프로젝트를 2122억원에 수주하기도 했다.


올해 국내 건설업계는 800억달러의 해외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중동지역 원전 등 플랜트공사 발주 증가로 최근 몇년간 해외수주총액 중 중동지역 의존도는 70% 전후로 높아지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의 전체 해외 수주액에서 중동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57.3% ▲2008년 57.1%, ▲2009년 72.7% ▲2010년 66.0% ▲2011년 1월~3월2일 59.8%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건설경영협회 소속 31개 대형건설사들의 올해 해외건설수주 목표는 전년도 실적대비 무려 50.7%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형사들의 국내외 총수주액 대비 해외건설 수주비중도 지난해 36.6%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목표는 43.0%로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한국건설경영회는 "이같은 대형사들의 해외수주 비중 및 목표액 상향조정은 장기침체에 빠진 국내시장보다는 해외수주를 통해 물량난을 해소하는데 집중할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이는 대형사들이 주력시장으로 삼고 있는 중동지역 플랜트 시장의 사업환경이 정상적일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업계는 현재 중동지역에서 한국 건설사들의 주력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UAE 등은 이란, 리비아 등 정세가 불안한 국가들에 비해 정치·경제 상황이 안정돼 있기 때문에 이번 리비아 사태가 중동 전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중동지역의 정제불안이 확산될 경우 신규발주 취소나 연기는 물론 공사비 지급 중단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는 과거 걸프전 당시 현대건설(000720)이 이라크에서만 11억달러의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심각한 경영위기로 이어지기도 했고, 미국의 리비아 금수조치(2004년 해제) 기간 중 대우건설(047040)이 5억달러의 공사비를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