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위기보다 공매도가 美 급락장 야기"
by김국헌 기자
2007.08.14 11:53:25
공매도 규정 변경으로 주가 하락 베팅 늘어
트레이더들 "신용 위기보다 공매도가 더 위험"
[이데일리 김국헌기자] "서브프라임이 아니라 약세장의 공매도가 최근 급락 장세를 야기한 진짜 원인?"
월가의 트레이더들이 최근 주식시장 급락과 관련,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확산은 물론 증권거래 변경의 탓도 있다는 주장을 펴 주목받고 있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지난 7월 증권거래제도 개정으로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에 베팅하기 쉬워져 주가가 급락할 위험이 더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달부터 일명 "다운틱(Downtick)" 규정을 개정해 주가 등락에 상관 없이 공매도(Short selling) 포지션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7월 이전까지 투자자들은 급락 장세에서는 반등할 때까지 공매도 포지션을 취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규제 철폐로 급락장에서도 공매도 포지션을 취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929년 폭락장 이후 도입된 공매도는 약세장을 예견하는 트레이더들이 주식을 빌려와 팔고 나중에 주가가 빠졌을 때 싸게 주식을 사들여 빌린 것을 갚는 거래로, 약세장일 때 손쉽게 차익을 얻을 수 있다.
SEC는 지난 2년간 규제 철폐 여부를 검토해왔다. 지난 6월 중순 이를 투표에 부쳐 개정을 결정했다.
그러나 트레이더들은 공매도가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해 증시 변동성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26일 주식시장 움직임을 예로 들면서 주가가 빠질 때 공매도를 하면 낙폭이 커져 더 큰 매도세를 부르고 결국 투매 양상으로 번지는 악순환이 나타난다고 꼬집었다.
지난 7월26일 뉴욕 증시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전일 보다 2.3%(311.50포인트) 급락한 1만3473.57로 마감한 바 있다.
당시 앨리슨 트랜스미션과 크라이슬러의 차입매수(LBO) 대규모 대출이 연이어 연기되면서 신용 경색 우려가 높아져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