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소재 혁신 없인 AI자율차도 없다

by정병묵 기자
2026.02.03 06:11:00

[전문가와 함께 쓰는 스페셜리포트]①
정선경 한국자동차연구원 소재연구본부장·자동차공학회장
미래차 전환기에 재조명되는 소재·부품 전략적 위상
'바퀴 위 컴퓨터' 극한 물리조건 견뎌야…안전 필수

[한국자동차공학회 정선경 회장] 작년 말 테슬라 ‘FSD(Full Self Driving)’ 서비스 국내 도입으로 자율주행차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우리나라가 자율주행 경쟁에서 뒤처진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면서 국내 대표 완성차 회사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번 ‘CES 2026’에서 ‘아이오닉 5’ 로보(무인)택시를 선보이며 기술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만큼 현재 자동차산업은 자율주행이라는 혁신 패러다임의 결정적 전환점에 서 있다.

자율주행은 ‘바퀴 위의 고성능 컴퓨팅 플랫폼’에 걸맞은 극한 수준의 안전성, 신뢰성, 그리고 예측 가능한 물리적 안정성을 요구한다. 자율주행 시스템은 영하 40℃에서 영상 50℃ 이상을 오가는 극한 온도 변화, 장시간 반복되는 진동, 고습 환경, 그리고 전자파 간섭(EMI)까지, 특유의 가혹한 물리적 조건을 단 한 번의 오류 없이 견뎌야 한다. 이러한 환경을 고려할 때, 전장 소재의 신뢰성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 안전을 규정하는 필수 기준이다.



즉, 자율주행의 ‘두뇌’인 인공지능(AI) 기반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소재·부품·시스템 같은 하드웨어 기술의 정교한 연결과 통합도 미래차 개발의 중요한 핵심 축이다. 이제 자동차산업이 어디로 나아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근본적 원천에는 소재 기술이 자리하고 있다. 동력원, 전장, 소프트웨어의 변화 역시 결국은 소재 혁신 없이는 완성될 수 없다.

최근 엔비디아도 자체 자율주행 플랫폼을 연내 선보이겠다고 발표하며 세계 완성차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글로벌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주도권 경쟁이 어느 방향으로 갈 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결국, 미래 자동차산업의 주도권은 단순히 더 높은 출력의 배터리나 우수한 전장 부품을 생산하는 데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전장·AI 친환경·배터리 및 첨단 소재 기술의 연결성을 완성하는 순간 확보될 것이다. 소재 기술은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기반을 구축하는 전략적 자산이며, 대한민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강화해야 하는 핵심 역량이다.

정선경 한국자동차연구원 소재연구본부장·한국자동차공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