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의장 '개헌' 제안에…野정청래 "국회의장 놀이 중단하라" 비판
by한광범 기자
2025.04.06 17:14:23
SNS 통해 "뜬금없는 개헌주장, 국민 비판 거셀것"
"헌법때문에 계엄 아냐…DJ·盧·文이 계엄 꿈꿨나"
"내란 논의, 내란행위 시선분산…역사 과오될 것"
 | 우원식 국회의장,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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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6일 대통령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하자고 제안한 가운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충분한 숙의를 거치고 숙성시켜 개헌을 해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우 의장의 제안을 “뜬금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을 통해 “우 의장의 개헌 주장의 충심은 이해한다. 개헌은 당위적으로 맞다”면서도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지금은 내란종식, 내란당 해체. 내란잔당 세력 역사청산에 집중할 때지, 개헌으로 시선분산을 할 때가 아니다”며 “지금은 내란종식에 총단결 총집중하고 매진해야 할 때다. 시선분산하지 마시라”고 지적했다.
이어 “헌법은 죄가 없다. 헌법은 아무 잘못이 없다. 이번 비상계엄 내란사태와 헌법은 아무런 연관이 없다”며 “오히려 지금의 헌법으로 헌법의 적을 물리쳤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헌법을 무시한 윤석열이란 사람이 잘못이지 헌법 때문에 내란이 발생한 것이 아니다”며 “같은 헌법으로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이 계엄의 계자라도 꿈꾸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내란사태 주객전도의 오해와 우려가 크다. 개헌이 내란주범들의 도피처가 될 수 있기에 반대한다”고 했다.
정 의원은 아울러 “개헌의 필요성은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다 때가 있다”며 “개헌논의가 봇물을 이루면 내란옹호 내지 동조세력은 개헌에 대한 디테일을 간과무시하고 마치 헌법을 도피처 삼아 역사적 반역을 개헌논의에 묻히려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정의와 불의, 선과 악이 마치 가치의 대립처럼 비치는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킨다. 개헌논의를 하게 되면 개헌특위가 구성될 테고 그럼 해산해야 할 내란당이 동등하게 논의테이블에 앉게 된다”며 “개헌논의의 50%를 저들이 담당하는 게 맞는가? 나는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백가쟁명식 개헌논의로 내란세력의 내란행위를 시선분산하거나 덮어버리는 역사적 과오를 저지르지 마시라”며 “우리가 저들을 단죄하지 못하면 저들이 우리를 단죄하려 할 것이다. 역사적 사명을 분산하거나 지체하지 마시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헌논의도 국민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개헌의 주인도 국민임을 분명히 하자. 이런 상층방식의 개헌논의를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다”며 “개헌을 툭 던져놓고 선택하라고 국민에게 강요하지 말자”고 제안했다.
정 의원은 “국민들은 지금 내란 우두머리를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시킨 것에 안도하고 있다. 막 일상회복으로 진입하고 있다”며 “윤석열 파면은 전적으로 국민들 덕분이다. 국민들은 지금 내란세력을 단죄하고 민주정부 수립에 관심이 있지 이에 방해되는 요소의 개입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 의장의 오늘 뜬금없는 개헌주장에 대한 비판이 거세고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광장의 민심과 동떨어진 이런 뜬금포를 국민들은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TPO에 맞지 않는 국회의장놀이 중단하시고 더 이상 개헌주장으로 국민들의 분노를 사지 않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현장과 떨어지면 민심과 동떨어져 이런 관념적 주장을 하게 되는 우를 범한다”며 “우 의장님, 민심의 목소리에 귀 기울려 주시라. 광장에서 외치는 국민의 목소리를 들으시라”고 당부했다.
우 의장과 정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역풍이 불던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함께 국회에 입성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국회의장 당내 경선 등에서 수차례 갈등을 겪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