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러의 경고 “금리 빨리 인하할 이유 없다"…3월 인하 물 건너가나(종합)
by김상윤 기자
2024.01.17 09:10:35
시장의 조기금리 인하 기대감에 찬물
“금리 인하후 물가 반등 최악의 상황 경계해야”
월러 매파 발언에 국채금리↑·뉴욕증시↓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과거처럼 빠르게 금리 인하를 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다른 연준 이사들과 마찬가지로 시장이 기대하는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사진=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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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러 이사는 16일(현지시간) 브루킹스 연구소 주최 행사에서 “거시경제학자 관점에서 최근 지표는 이보다 좋을 수가 거의 없을 정도”라면서도 “하지만 계속해서 지속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이처럼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반등하거나 높은 수준을 유지하지 않는 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올해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금리 인하를 시작할 때가 되면 체계적이고 신중하게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전 많은 사이클에서 금리 인하는 종종 신속하고 큰 폭으로 이뤄졌지만 이번 사이클은 경제활동과 노동시장이 양호하고 인플레이션이 점차 2%로 낮아지는 상황이어서 과거처럼 빠르게 움직이거나 금리를 빠르게 인하할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물가 둔화가 이어지면서 연준이 바라는 2% 목표치 달성에 근접해 있긴 하지만, 자칫 금리 인하를 빨리 시작해 인플레이션이 다시 반등할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입장으로 읽힌다.
그는 “2%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근접해 있다고 생각하지만, 승리를 선언하기 전에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며 “우리에게는 이것을 체계적으로 신중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금리를 너무 일찍 내리기 시작한 후 물가 오름세가 재개되는 최악의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월러 이사는 FOMC의 투표권을 갖고 있는 핵심 인사로, 대표적인 매파 성향의 인사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연설에서 “현 통화정책이 물가상승률을 2%로 낮추는데 적절하다”고 발언해 금리 인하 기대를 부풀렸던 장본인이다. 이어 연준은 12월 FOMC에서 올해 세차례 금리 인하를 공식화 했고, 뉴욕증시는 9주 랠리를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월러는 이날 다시 매파 성향을 드러냈고, 시장에는 실망감이 가득 찼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0.62%, S&P500지수는 0.37% 떨어졌다. 나스닥지수도 0.19% 하락했다. 10년물 국채금리도 4.075%까지 치솟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전날 80%에서 66.9%로 떨어졌다.
챨스슈왑의 캐시 존스 채권 전략가는 “월러 발언은 새로운 것은 없지만, 시장의 3월 금리인하 전망을 꺽는 것처럼 읽혔다”면서 “연준이 5월에 금리인하와 양적긴축(QT) 축소에 관해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