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암스트롱' 로봇 기술 아이티원에 이전

by강민구 기자
2024.01.15 09:27:30

박종원 박사팀 개발 암스트롱 로봇 방재현장 활용
정액기술료 2억원, 매출액 5% 경상기술료 조건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원자력 로봇 기술을 스마트건설 안전진단 솔루션 기업에 이전했다. 앞으로 사람을 대체해 국내 건설 현장의 고위험 작업에 쓰일 전망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고하중 양팔 로봇 암스트롱 관련 기술을 아이티원에 이전했다.(왼쪽부터)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 류동석 로봇응용연구실장, 박종원 로봇응용연구실 선임연구원, 김영평 아이티원 대표.(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박종원 한국원자력연구원 로봇응용연구실 박사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고하중 양팔 로봇 ‘암스트롱(ARMstrong)’ 관련 기술을 아이티원에 이전했다고 15일 밝혔다. 정액기술료 2억원에 매출액 5%를 경상기술료로 받는 조건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안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고위험 작업이 빈번한 건설 현장에서는 로봇 수요가 늘고 있다. 하지만 건설 현장 작업은 높은 숙련도를 요구하기 때문에 중량이 무거운 물체를 들고 사람처럼 섬세한 작업을 하는 단계까지는 진입하지 못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고하중 양팔 로봇 암스트롱이 파이프를 절단하고 있다.(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박종원 박사 연구팀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2015년부터 사고 대응, 복구 작업을 위한 다양한 방재 로봇 개발에 힘써왔다. 이 중 ‘암스트롱’이 건설, 발전, 제철 등 위험도가 높은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관련 기업에 기술을 이전했다.

이전한 기술은 로봇의 팔 역할을 하는 매니퓰레이터, 제어 시스템, 원격제어 기술 등 지난 2016년부터 2023년까지 꾸준히 출원해 온 발명 특허 5건과 설계도, 프로그램, 운영 기술 등이다.



사고 대응 로봇인 ‘암스트롱’은 사람과 유사한 구조로 개발돼 좌우에 장착된 로봇팔로 200kg 하중의 물건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전차 바퀴처럼 생긴 무한궤도 형태로 험지 이동도 가능하다. 무거운 콘크리트나 폐기물 드럼을 취급하고, 소화수 분사, 잔해물 처리, 밸브 조작이 필요한 사고 현장에서도 유용하다.

특히 전용 제어장치로 복잡한 동작을 멀리서도 쉽게 구현할 수 있다. 사람 팔 모양의 ‘마스터 디바이스’를 움직이면 암스트롱의 팔도 함께 똑같이 움직이게 했다. 산업 현장에서는 고중량 파이프 조립, 볼트 조립, 드릴링 작업부터 전기 커넥터 연결과 같은 작업도 할 수 있다.

작년에는 원자력발전소에 ‘암스트롱’을 포함한 방재 로봇을 투입해 방사선 누출 차단 작업 등을 수행하는 등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도 마쳤다.

박종원 원자력연 박사는 “지난 7년여간 개발한 기술이 실용화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사람의 안전을 지키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원자력 안전 실용화 기술 개발을 계속 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