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인경 기자
2018.02.09 09:20:39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북한이 건군 70주년을 기념해 열병식을 열자 중국 매체들도 일제히 이를 보도했다. 일부 매체들은 열병식의 소요시간이나 규모가 지난해보다 축소됐다며 평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핵 미사일 개발 욕심을 여전히 드러냈다는 주장도 나온다다.
9일 신화통신은 전날(8일) 열린 북한 열병식에 대해 “북한 최고지도자 김 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5호를 비롯해 북한의 가장 강력한 무기를 보여주는 군사 퍼레이드를 지휘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강추위 속에 90분간 펼쳐진 열병식에서 김 위원장이 북한 인민군에 대한 육성 연설을 통해 미국이 지역과 세계평화를 방해한다며 비난하고 한반도에서 평화를 지켜달라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또 신화통신은 김 위원장이 인민군 미사일부대와 육해공군, 특수부대, 포병, 기갑부대 등 50개 부대 장교와 사병의 행진을 지켜보고 격려했다고 전했다.
인터넷매체 펑파이는 북한이 이날 오전 10시30분께 평양에서 1만3000여 명의 군인을 포함해 5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병식을 거행했으며 “그동안 열병식에서 ‘근육’을 과시해온 북한이 이번에는 수위를 낮춰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펑파이는 이번 열병식이 소요시간이나 전체 규모가 전년보다 축소됐다며 이날 북한 열병식 지속시간이 1시간 30~40분 정도였으나 지난해 김일성 주석 탄생 105주년 기념 열병식은 3시간여 소요됐다고 전했다.
펑파이는 장롄구이 중국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교수의 말을 인용해 “열병식 수위를 낮춘 것은 북한이 한국 문재인 정부와의 관계를 좋게 하겠다고 결심하는 동시에 미국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등 강온(强穩) 두 가지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이 ICBM급 화성-15호를 공개한 점을 거론하며 한반도 긴장감이 재차 고조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영자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이 ICBM급인 화성-15호 미사일을 내놓은 것과 관련해 “북한이 핵 미사일 계획을 포기할 의도가 없고 한반도의 평화 과정이 불확실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쑹중핑 중국 군사전문가는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북한이 핵 보유를 확실히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세계에 알리고 싶어한다”며 “핵미사일 포기를 북한에 요구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환구망 역시 홈페이지에 ‘북한 열병식 성대히 거행, 화성-15호 탄도미사일 등 무기 드러내’ 라는 제목으로 북한 조선중앙TV 화면을 캡처한 사진 26장을 게재하기도 했다.
한편 북한 건군절 열병식에 중국은 주북한 중국 대사관 관계자를 참여시켰다고 밝혔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북한이 외교사절단과 국제조직 등을 통해 열병식 참석을 요청했다”며 “주북한 중국대사관은 이에 응해 대사관 관계자를 출석시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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