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기업 절반, 내년 고용 투자 동결하겠다

by류성 기자
2013.12.09 10:42:46

10중 4개 업체,내년 한국경제 올해보다 비관적
이데일리 국내 주요 118개 기업대상 설문조사

[이데일리 류성 선임기자 정병묵 기자] 국내 주요기업들은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빨라야 2015년 상반기부터 한국경제가 본격적인 성장세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데일리가 최근 국내 기업 118개 곳을 대상으로 내년도 경기 전망 및 투자, 고용 계획에 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기업의 43.2%는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더 비관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보통 수준이라는 대답은 28.0%, 밝다고 보는 기업은 23.7%로 각각 집계됐다.

조사에 응한 기업의 34.7%는 2015년 상반기나 되어야 한국경제가 침체기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5년 하반기로 보는 기업도 16.1%나 됐다.

이에 따라 대부분 기업들(62.7%)은 내년에 한국경제는 기껏해야 3%대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한국은행(3.8%)과국제통화기금( IMF·3.7%)의 예상과 비슷한 수치다. 조사기업의 셋 중 하나(33.1%)는 내년 한국경제가 2%대 저성장을 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기업들은 내년도 한국경제가 어느 때보다 복합적인 대내외적인 변수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응답기업의 36.4%는 한국경제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가장 큰 걸림돌로 세계경기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것을 꼽았다. 다음으로 경제 민주화 법안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22.9%)을 들었다. 빈부격차 확대와 중산층 감소(16.9%)와 부동산 경기 침체(16.1%)도 한국 경제성장을 위해 먼저 해결해야할 현안 과제로 꼽혔다.



국회에서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경제 민주화 법안들에 대해 기업의 29.7%는 미래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으로 투자가 위축(24.6%)되고, 기업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 확산되는 것(22.9%)이 문제라고 대답했다.

기업마다 미래 불확실성을 우려하다보니 내년도 투자나 고용은 극히 보수적으로 계획하고 있었다. 절반 가까운 기업(45.8%)은 내년도 투자를 올해보다 0~5% 늘리는 데 그치겠다고 응답했다. 사실상 올해 수준으로 동결시키겠다는 것이다. 투자를 줄이겠다고 응답한 기업도 14.4%에 달했다.

10개 가운데 6개 기업 꼴로 내년도 고용 규모를 올해에 비해 0~5% 가량 증가시킬 계획이라고 답했다. 올해보다 고용을 축소하겠다는 기업도 15.3%를 차지했다.

배상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상무)은 “유럽 및 신흥국의 불안요소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원화가치 절상으로 수출경쟁력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경제상황”이라며 “내년에도 국내 기업들이 과감한 투자나 고용 확대를 단행하기에는 많은 위험요인이 산적해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박근혜 정부가 펼치고 있는 시간제 일자리 창출에 대해서는 기업들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시간제 일자리에 대해 응답기업의 31.4%는 긍정적이라고 답한 반면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은 11.9%에 그쳤다. 보통이라는 대답은 55.1%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