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말은 사람의 인격"..野 '막말'에 불편한 심기(종합)

by피용익 기자
2013.07.15 11:24:32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말은 사람의 인격을 나타내고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들의 언행은 나라의 국격이다”라며 최근 야당 의원들의 ‘막말’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그 동안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정제되지 않은 말이 많은 사회 문제를 일으켰는데 여전히 반복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는 국민통합과 화합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그 위에서 국가 발전과 국민행복이 가능하다”며 “앞으로 잘못된 말로 국민통합과 화합을 저해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고, 서로 상생하고 품격 높은 정치 시대를 열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홍익표 민주당 전 원내대변인의 ‘귀태(鬼胎)’ 발언과 이해찬 민주당 상임고문의 “박정희가 누구한테 죽었나” 등 야당 인사들의 잇단 정통성 시비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또 최근 아시아나 여객기 추락 사고를 보도하던 종합편성채널 채널A 앵커의 ‘실언’을 언급하면서 “최근 말 한 마디로 중국 국민의 마음에 큰 상처를 입힌 일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계가 문화로 하나가 되고 서로 마음을 나누는 때에 우리는 상대방에 대해 정중한 배려심을 가져야 하겠다. 그것이 바로 국격과 직결되는 중요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사이버상 실시간으로 모든 것이 알려지고 공유되어 상처가 오래가고 지우기 어렵다. 국격을 훼손하고 국민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챙기고 외교적으로는 국민의 자존심을 높이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데, 한 쪽에서는 대통령이 아닌 돌아가신 분하고 자꾸 싸우려고 하는 그런 모습들이 좀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 기억에 아직 남아있는 자리에서 활동해 온 사람들은 끝까지 말은 좀 잘 하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지난 2005년 미니홈피에 남긴 ‘불씨 한 점이 온 산을 태울 수 있듯이 말 한마디가 평생 쌓은 덕을 허문다’는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앞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11일 국회 브리핑에서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란 책 내용을 인용, “책에 ‘귀태’라는 표현이 나온다. 당시 만주국의 귀태 박정희와 기시 노부스케가 있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귀태의 후손들이 한국(박근혜 대통령)과 일본(기시 노부스케의 외손자인 아베 총리)의 정상으로 있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홍 의원은 대변인직에서 물러났다.

이어 14일에는 이해찬 상임고문이 민주당 정치공작 규탄 및 국정원 개혁 촉구 충청권 당원 보고대회에 참가해 “정통성을 유지하려면 (국정원과) 악연을 끊어야 한다. 옛날 중앙정보부를 누가 만들었나. 박정희가 누구이고 박정희가 누구한테 죽었나”라며 ‘막말’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