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삼다수 빈자리 크네

by이승현 기자
2013.05.28 11:27:23

1분기 매출 3.5% 하락..삼다수 판매 종료 영향
라면 호조, 생수·커피 출시에도 매출 감소 못막아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백산수와 강글리오커피가 삼다수를 대신하기에는 빈자리가 너무 컸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농심(004370)은 올 1분기 매출이 532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5512억원보다 192억원(3.5%) 감소했다.

매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제주 삼다수의 판매가 종료됐기 때문이다. 농심 관계자는 “삼다수 판매 종료로 매출 감소가 불가피 했다”며 “예년 1분기 삼다수 매출액이 350억원 정도 나왔던 것을 감안하면 그래도 선방한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백두산 백산수를 출시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제주 삼다수의 빈자리를 메우기에는 부족했다.
하지만 농심의 매출 하락은 뼈아프다. 주력 사업인 라면시장에서 점유율을 계속해서 높여가며 선전하고 있고, 스낵 사업 역시 꾸준한 가운데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올 1~3월까지 농심의 라면시장 점유율은 69.1%, 69.8%, 69.9%로 꾸준히 높아졌다. 스낵시장 역시 지난해 말 30.8%에서 31.8%로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또 농심은 제주도개발공사와 삼다수 판매 계약이 종료됐을 때부터 매출 감소를 예상하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대표적으로 삼다수를 대신하기 위한 생수 제품으로 지난해 12월 백두산 백산수를 출시했고, 1월에는 신규 사업으로 커피와 프리믹스 시장에 진출해 녹용이 든 강글리오커피와 우리쌀 프리믹스 제품을 내놨다.



하지만 신제품의 반응이 신통치 않다. 백산수는 출시 100일만에 대형마트 2곳에서 3위권으로 치고 올라오는 성과를 나타냈으나 삼다수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강글리오커피와 우리쌀 프리믹스는 유통망 입점이 미진한데다 아직 시장에서 판매량이 통계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적은 수준이다.

제주 삼다수의 빈자리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이다.

이같은 매출 하락은 올해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농심이 가지고 있던 삼다수의 재고량이 3월까지는 판매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2분기부터는 삼다수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매출 감소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전체 매출 감소 역시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큰 변화 없이 지금 상태로 간다면 삼다수 매출 2000억원 중 약 절반인 1000억원 정도 매출 감소해, 농심 매출이 2조원대 초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농심의 지난해 매출은 2조1757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