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주민 소통 가로막는 높은 아파트 담장 없앤다

by양희동 기자
2013.04.25 11:00:00

입주민 공동시설 설치시 주변 주민 수요까지 반영
''주민공동시설 총량제'' 설정을 통해 구체화 예정
잠실주공5단지와 송파 가락시영에 시범 적용키로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앞으로 서울에 지어지는 아파트는 입주민과 인근 주민 사이를 단절하는 높은 담장을 세울수 없게 될 전망이다. 대신 아파트 설계 단계부터 보육시설과 도서관, 경로당 등의 단지 내 시설을 주변 주민 수요까지 고려해 용도 및 규모를 정하는 ‘주민공동시설 총량제’가 도입된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이웃과 소통하는 ‘사람과 장소 중심의 미래지향적 아파트’를 만들겠다고 25일 밝혔다. 시는 그동안 개발이익 우선의 사업방식으로 양산된 획일적 도시경관이 지역과 단절된 아파트 공동체 문화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으로는 아파트 계획 및 설계 단계부터 공공건축가를 참여시켜 단지의 공공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공공건축가가 미리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정비계획을 수립한 단지는 도시계획위원회와 건축위원회 심의 등 제반 행정절차를 간소화할 방침이다.

입주민용으로 운영되던 주민공동시설은 지역 수요를 고려한 ‘주민공동시설 총량제’가 도입된다. 총량 범위는 현재 법적 시설 중 계층별 필수시설(보육시설, 작은도서관, 경로당)의 기능을 강화한 의무시설과 지역 공공성 강화를 위한 권장시설(지역문화센터, 지역공동체지원센터)등에 설정될 예정이다.



시는 이같은 새로운 공동주택 원칙을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와 가락시영아파트에 시범 도입키로 했다.

우선 잠실주공5단지는 잠실역과 한강을 연결하는 보행로가 재건축 단지에 마련된다. 이를 위해 1㎞에 이르는 도시 아케이드가 형성되고, 아파트 단지와 한강공원을 연결하는 보행 전용교가 설치된다. 단지 배치는 잠실역 등 도심 방면에 최고 50층의 고층을 배치하고 한강변으로는 최저 5층까지의 저층부를 조성하게 된다. 이를 통해 한강을 가로막지 않는 스카이라인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가락시영아파트는 단지 중앙에 길이 1㎞, 폭 50m 규모의 중앙녹지공원를 조성하고 공원과 가까운 곳에 고층부를 배치할 계획이다. 스카이라인을 단지 중심에서 주변부로 갈수록 점점 낮아지는 형태로 유도해 지역 주민들이 위화감을 갖지 않는 단지 경관을 만들기 위해서다. 또 중앙녹지공원 안에 도서관과 노인·보육·청소년시설, 소규모 사무실 등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을 배치할 계획이다.

정유승 서울시 건축정책추진단장은 “지금까지 개발 이익이 우선시 됐던 서울의 아파트가 앞으로는 지역 주민과 어울릴 수 있는 미래지향적 공동주택이 되도록 하겠다”며 “이번 시도가 지역과 공유하고 소통하는 새로운 아파트 주거문화 정착의 계기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의 新공동주택 모델을 적용한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와 가락시영아파트 조감도. 제공:서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