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희의 핫스팟)소설은 그만!..사건을 읽자

by정동희 기자
2001.09.17 12:23:35

[edaily] 극대화될 수 있는 언더슈팅(Undershooting) 현상 ▶ 4가지 언더슈팅 포인트 최근에 들어 주식시장의 흐름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모멘텀 플레이(Momentum Play)일 것이다. 특히 미국發 충격이『세계 경기 둔화 지속 / 자금시장 경색 / 내수 경기 위축 /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가 위험 배가 / 세계 금융정책 여력 제한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파급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초기 단계에서는 언더슈팅(Undershooting) 현상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겠다. 특히 4가지 측면에서 주식시장이 언더슈팅할 수 있는 유인이 커 보이는데,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 포인트 Ⅰ: 『중동불안으로 인한 유가 상승』은 세계 금융정책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미국이 사실상 戰時 태세에 돌입하면서, 아프가니스탄의 공격이 기정 사실화되고 있다. ⓐ 미국 고위 관료들의 자극적인 발언과 ⓑ 예비군 동원, ⓒ 400억 달러에 달하는 복구 및 戰費 의회승인 등을 감안할 때, 이번 미국의 공격은 상당히 지속성을 가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1개월 이상의 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이렇듯 상당 기간 지속될 중동불안」은 예상치 못한 여러 가지 메커니즘을 통해 또 다른 反작용을 야기시킬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히 유가의 상승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을 고려해야겠다. 특히, 중동불안으로 인한 유가상승은「부메랑 효과의 성격」을 띠고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금융정책의 발목을 오히려 잡을 가능성이 있다. 즉, 그린스펀이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의 수단을 강구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인플레이션이 상대적으로 안정을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중동불안으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3%대 초반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연율로 환산)가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이미 미국의 기준금리가 3.5%에 와있고 재할인율도 3.0% 수준에 와 있는 상황에서, 물가 안정이라는 전제조건이 흔들리는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 정책은 금융정책 측면에서 미국에 또 다른 위험을 안겨줄 수 있다. 미국의 동시 다발 테러 발생 이후 세계가 심리적 공황 상황을 연출했던 지난 주 13일 열렸던 ECB 정책이사회가 (시장의 기대와 달리)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하지 않았던 사례에서 던져 주는 메시지를 간과하지 말아야겠다. 【유가 상승 기조 반전 가능성은 또 다른 부메랑 효과를 던져준다】 ▶ 포인트 Ⅱ: 하이닉스의 신규 자금 지원은 사실상 불가능할 수 있다. 지난 주말 장 마감 후 열린 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 회의에서 기대했던 5천억원의 신규 자금 지원은 사실상 거부되었다. 신규 자금 지원에 대해 추후 재 논의하기로 하였으나, 미국發 충격 이후 세계 반도체 경기 회복 전망이 상당 기간 연장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신규 자금 지원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 신규지원 무산은 1조원의 유상증자 계획이나 1조2천억원 규모의 투신사 부담 회사채 만기연장 동의 획득 여부도 불투명하게 만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이닉스반도체의 향후 처리 방안은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의 방향성을 결정할 대표적인 예(例)라는 점에서, 국내변수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변수이다. 미국의 경제가 “L”子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아지며 세계적으로 저성장 환경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정부 입장이 기존의 시간 끌기식 접근을 계속 고수한다면, 주식시장의 장기 침체는 상당기간 불가피할 수 있다. 국내 변수 차원에서 더욱 불투명해진 경기 침체 가능성을 정면으로 돌파하고 주식시장이 실질적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하이닉스반도체에 기존의 시간끌기 방식을 근본적으로 벗어난 정면 돌파수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될 시점이 중기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 포인트 Ⅲ : 『예외적인 스톱로스의 유예』는 리스크 관리의 태만을 의미할 수 있다 기관투자가 입장에서 포트폴리오 관리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제도는 사실 스톱로스(Stop Loss) 일 것이다. 종합주가지수가 500Pt대를 이탈한 현 시점에서 적지 않은 물량이 스톱로스(Stop Loss)에 걸려 있을 것으로 추정되나, 스톱로스(Stop Loss)의 시행은 아직 초기 단계인 느낌이다. 즉, 미국발 동시 테러로 주가가 급락했던 지난 주 수요일에는 너무 많은 종목이 가격 제한 폭까지 하락하여 스톱로스를 시행하지 못했고, 지난 주 후반은 주식시장이 금방이라도 재반등할 것만 같은 기대감으로 스톱로스를 미루었을 수 있다. 지난 주 수요일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일단락되고 선물옵션만기일과 관련된 종가 힘겨루기 게임도 일단 끝났다. 따라서 이제 다시 본질적인 시장 흐름에 초점을 맞추어지면서, 스톱로스의 본격적인 시행 여부에 대한 기관투자가의 고민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포인트 Ⅳ : 사실상 카운트 다운에 들어간『4분기 회사채 만기 도래 부담』 지난 주 정무위 국감자료를 통해 밝혀진 BBB등급 이하의 투기등급 회사채의 만기 도래 규모 현황을 살펴 보면, 최근 인천정유 부도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그렇게 만만하게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에 충분해 보인다. 즉, 9월부터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투기등급 회사채 규모도 9조7,943억원에 달하고, 내년에도 14조5,183억원 규모의 투기 등급 회사채가 내년 초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만기가 도래한다.그런데 주의해서 봐야 될 점은 BBB등급 이하의 투기등급 회사채가 아닌 회사채 만기 도래도 조금은 문제 의식을 가지고 봐야 된다는 점이다. 지난 10일 한국신용평가는 두산중공업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종전 AA-에서 BBB+로 무려 4단계나 하향 조정 했다. 이처럼 졸지에 신용등급이 몇 단계 씩 하향 조정되며 자칫 투기등급 회사채로 분류될 수 있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해서는 안되겠다. 【 정무위 국감자료를 통해 밝혀진『투기등급 회사채 만기 도래 규모』 】 ▶시장 접근 포인트 Ⅰ : 이제는 소설을 그만 읽고,『Equity Financing(주식조달)에서 Debt Financing(부채조달)으로의 대전환』 다큐멘터리를 읽자! 특히 향후 주식시장 전망과 관련된 투자판단에 있어, 『Equity Financing에서 Debt Financing으로의 대전환』 변곡점 위에 서 있다는 인식이 매우 중요할 것 같다.주식시장이 장기 침체를 보였고 앞으로도 이러한 국면을 한 참 동안 본격적으로 탈피하기 어려워 보이는 가운데, 자금시장의 무게 중심은 급속하게 Equity Financing에서 Debt Financing으로 이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Debt Financing과 관련하여 ① 회사채 신속인수 제도의 지속 시행이 사실상 어려워지고 있고 ② 대우채 환매연기가 "적법"하다는 서울고법의 원심 파기 결정 등으로 제2금융권의 활동 여력이 제한되어 있고, ③ 4분기에 집중된 회사채 만기 도래 부담 우려도 만만치 않다. 최근 삼성전자의 회사채 발행 사실을 간단하게 봐서는 안 될 것이다. 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회사채 만기도래 부분에만 신경 써고 있으나, 코스닥 등록 기업의 현금자원 고갈로 인해 회사채 발행 수요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또 다른 중요한 측면도 Debt Financing시장을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 이제는 막연한 기대에 근거한 소설을 그만 읽고,『Equity Financing에서 Debt Financing으로의 대전환』 다큐멘터리를 읽어야 될 때이다. ▶시장 접근 포인트 Ⅱ : 『심리적 권력기반(Power Base)이 와해될 때는 언더슈팅(Undershooting) 현상이 극대화될 수 있다』 미국發 충격의 본질은 사회심리 현상과 결부된『권력 기반의 붕괴 차원』에서도 설명될 수 있는데, 이러한 접근이 시장 메커니즘 측면에서는 향후 시장의 방향성을 예상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권력의 본질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정의가 있을 수 있겠지만, 막스 베버는 “사회적 관계 내에서 한 행위자가 저항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지를 수행해내는 위치에 있게 될 확률”이라 정의하고 있다. French 교수는 권력에 대한 탁월한 분석에서『5가지 중요 권력 기반(Power Base)』에 초점을 맞춰 권력의 기반을 설명하고 있다.[① 보상권력(Reward Power), ② 강제권력(Coercive Power), ③ 합법권력(Legitimate Power), ④ 참조권력(Referent Power), ⑤ 전문성권력(Expert Power)]. 사실상 경제적인 측면에서 일방적으로 권력 기반(Power Base)을 구축한 미국이 이번 사건으로 권력소지자 측면에서 “보이지 않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동시 다발 테러 사건은 파급효과나 상징적인 측면에서 5가지 측면의 권력 구성 요소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건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테러 사건 이전에 이미 미국의 달러 강세 기조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고 M&A 국제 자금 유출입 측면에서 올해 4월 이후 지속적으로 유출되는 양상으로 이미 변화고 있었다는 점이다 (올해 4∼8월 동안 M&A 자금 유출입 측면에서는 110억 달러 규모의 순유출이 진행되고 있었음.)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은『군사 대응과 같은 강제권력(Coercive Power)』 측면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양상이나, 주식시장 참여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경제적인 성장 유인을 보장하는 보상권력(Reward Power)과 같은 나머지 4개 권력기반 측면에서 미국의 헤게모니가 이탈될 가능성을 더 주목해야겠다. 즉, 중요한 것은 「미국의 요란한 군사적 움직임」이 아니라,『負의 저축율을 보일 정도로 과소비를 하며 미국의 미래성장력을 믿었던 미국 소비자의 소비심리 위축이 가져 다 줄 파장』일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적어도 9월의 남은 반 동안 500Pt선이 강력한 저항선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월봉차트 상으로 보면 500∼600Pt를 중심으로 한 박스권이 1년 정도 지속되면서 매물벽이 매우 두터워진 상황에서 박스권을 하향 이탈했기 때문에, 지난 1년간의 박스권 하단이 이제는 강력한 저항선이 될 수 있다. 특히 500∼600Pt 부근을 중심으로 한 짧은 박스권이 너무 장시간 동안(정확하게 1년) 진행되어 왔기 때문에, 다시금 기존 박스권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450Pt선을 하향 이탈하는 조정장세가 불가피해 보인다. 따라서 당분간 기존의 관성에 입각한 시장 접근보다는 『언더슈팅(Undershooting) 현상이 극대화될 수 있는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측면에서 500Pt 에 근접할 때에서는 현금 비중을 높이는 "위험 관리 접근"이 오히려 중·단기적 관점에서 유리해 보인다.